[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2016년이면 정들었던 시민야구장을 떠나 새 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로 둥지를 옮긴다. 그리고 이에 앞서 익숙했던 것들에게 안녕을 고하며 또다른 크고 작은 변화들이 삼성 앞에 서있다. 이 변화들은 어쩌면 삼성과 야구계를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먼저 삼성은 올해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맡은 이래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그간 쌓아놓은 역사가 있고, 여전한 '야구 명가'이지만, 더 이상 디펜딩 챔피언은 아니다. 그동안 순위표 가장 위 자리를 지키는 입장이었다면, 이제 다시 그 자리를 되찾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적어도 최근 몇 년 간은 삼성에게 생소했던 그림이다.
그런데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삼성은 올시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주축 투수 3인방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렀다. 그리고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임창용을 지난달 30일 보류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방출시켰다. 아직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한 움직임은 없지만 사실상 활용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주전 3루수 박석민까지 NC 다이노스로 떠났다. 박석민은 4년 옵션 포함 96억원에 NC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3루수 자원이 마땅치 않은 삼성으로서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석민의 이탈은 뼈아프다. 다음 시즌 중심이 돼야 할 외국인 선수의 인선도 진행 상황이 미적지근하다.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삼성은 16일 현재 외국인 선수에 대한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다.
여기에 오는 2016년 1월 1일이면 삼성 라이온즈는 공식적으로 제일기획으로 공식 이관된다. 어쩌면 삼성 라이온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다. 이미 제일기획은 지난해부터 축구단과 배구단, 남·녀 농구단까지 4개 프로스포츠 구단을 인수한 바 있다.
제일기획은 "스포츠 구단 마케팅 혁신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팬들에게 보다 만족스러운 볼거리와 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각 구단에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솔루션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시도는 자생력 확보를 목표로 체질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프로 스포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얘기했다.
이는 단순히 이관된다는 것을 넘어 야구단의 경영 방식 자체가 달라진 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일기획이 말하는 큰 틀은 '성적보다 수익'이라는 수익성 구조 변화다. 아직까지 이런 기조를 내세운 구단은 없었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한 번에 받는 이유다.
어떤 이들은 류중일 감독이 또다시 시험대에 섰다고 말한다. 이를 두고 우스갯소리로 리그 최초로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음에도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하고 또다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재수생'이냐고 말하지만, 내년 만큼은 류중일 감독, 그리고 삼성이 큰 변화 앞에 마주한 것 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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