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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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면가왕, 제발 이 남자 복면 좀 벗겨주세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5.10.16 11:06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처음 '뽕면가왕'이라는 신인가수가 데뷔 했다고 했을 때 그냥 황당했다.
 
한창 인기있는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의 패러디 정도로 치부했던 이 남자, 데뷔 싱글 조차 가볍다. '아싸라비아'라는 트로트곡으로 아주 행사에 열심이시란다.
 
'날로 먹는 쌈마이 가수'로 생각했던 기자는 아주 우연찮게 뽕면가왕을 만나게 됐다. 그런데, 어이쿠. 이 남자 알고 보니 범상찮은 인물이다.
 
가면을 벗고 오랜 시간 이야기도 나눴다. 흔한 신인가수와는 20분만 하면 할 말이 없다. '어머님이 누구니?' 하는 호구조사도 5분을 못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 남자는 과거 이야기만 30분을 나눴다.
 
쌈마이가 아닌 '경력가수' 뽕면가왕과 나눈 이야기를 재구성해 봤다. 그의 정체도 경력도 모두 알고 있지만 대나무 숲에 가서 외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아쉬움만 있다. 빨리 이 남자가 복면을 벗고 이런 가수가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또, 기사 속 인터뷰와는 달리 그는 무척 예의 바른 인물임을 밝힌다.
 
-나이가 어떻게 되나? 본명은?
 
30대다. 더는 말하지 않겠다. 이름은? 이XX다.
 
-경력이 어떻게 되나?
 
고등학교 시절 부터 10년 넘게 노래를 해 왔다. 구체적인 경력은 비밀이다. 다만 2000년대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알만한 팀에서 보컬로 활동해 왔다.
 
-창법이 전문 트로트 가수는 아닌 것 같다. 맞나?
 
티가 났나? 맞다. 이전까지는 록에 기반을 둔 발라드 곡 등을 발표해 왔다.
 
-왜 '뽕면가왕'이라며 가면을 쓰고 나타났나? 이미 인지도가 있는 가수인데.
 
인지도는 잘 모르겠다. 다만 탈출구를 찾고 싶었다. 무명 아닌 무명 생활을 하면서 설움을 많이 겪었다. 복면을 쓴 이유는 사정이 있다.
 
-사정? 그게 무엇인가?
 
음악을 같이 하기로 한 친한 형님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그런 일을 겪고 웃으며 무대에 설 수 없었다. 장르도 트로트 아닌가? 같은 일을 하던 사람들의 얼굴에 먹칠을 할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다.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을 노린 이름인가?
 
맞다.(웃음) 다행이 아직 방송사에서 연락이 오진 않고 있다. 신경도 안쓰시는 느낌이다. 또 다른 의미는 트로트를 '뽕끼'라고 하는데,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다.
 
-예전에 있던 팀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어떤 팀이었나?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다 말하면 나이가 얼추 드러난다. 다만 뒤늦게 합류한 내가 능력이 부족했고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죄송할 뿐이다.
 
-록그룹인가?
 
그렇다. 무척 잘나가던 팀이었는데... 인생에 첫 번째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두 번째 기회도 있었나?
 
최근까지 있었다.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존경하던 형님이 자신의 팀에 합류할 것을 제안했다. 너무나 기뻤다. 하지만 그 형님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이후 인생을 폐인처럼 살았다. 지금은 이렇게 쉽게 말로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다.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 자신에게 물어보던 중, 뭔가 전환점이 필요했는데 그게 복면이고 트로트다.
 
-얼굴을 공개하고 활동해도 될 법하다. 복면을 벗을 생각은 없나?
 
당연히 있다. 다만 가수 이XX와 뽕면가왕 두가지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 극과 극에 있는 장르를 하는 것도 재미라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뽕면가왕이 누구인지를 알리고 싶다.
 
-음악 프로그램이나 행사에 가수 이 모씨와 뽕면가왕이 같이 나올 수도 있겠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섭외 하시는 분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으니 사전에 조율이 필요하지 않을까? (웃음)
 
-목표가 있나?
 
나라는 사람을 알리고 싶다. 그리고 즐겁게 음악하고 싶다. 혹시 내가 정체가 알려지면 배신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살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 이제는 행복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
 
fender@xportsnews.com 사진 = 김한준 기자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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