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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레갈량' EDG 복한규 코치의 롤드컵 출사표

기사입력 2015.09.29 10:00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2011년부터 시작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리그에서 '레퍼드' 복한규만큼 우여곡절을 겪은 인물도 없을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돈을 사기당한 일도 있었지만, 그가 속한 아주부 블레이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첫 시즌에서 우승하며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후 SKT T1과 진에어 그린윙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그는 2014년 초 은퇴를 선언한 후 리그 오브 레전드 해설 및 다양한 게임에서 활동했다. 이후 복한규는 2015년 4월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인 Edward Gaming(이하 EDG)에 코치로 부임하며 중국으로 떠났다.

은퇴 당시만 해도 코치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의 능력을 알아본 많은 팀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바람에 거절하느라 힘들었다고 밝힌 복한규. 그러나 그는 EDG가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보내 결국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EDG에서 스크림 및 경기 분석 외 게임에 관련된 모든 부분을 맡은 복한규와 코치 생활, 그리고 눈앞으로 다가온 롤드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중국에서 코치 생활은 어떤지.

처음에는 코치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선수 시절과 똑같은 생활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좋더라. 선수 관리나 코치 본연의 임무도 즐겁다. 조금 더 앞서가는 이야기를 해보자면, 감독은 어떨지 해봐야 알 거 같다(웃음).


현재 코치로 활동 중인 EDG 팀을 소개하자면.

EDG는 중국을 대표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대회에서 우승 경력이 있고, 올해 여름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SK텔레콤 T1을 꺾고 우승도 차지했다. 내가 합류하고 나니 다 잘 풀리는 거 같다. 다만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인 LPL 섬머 4강에서 탈락했는데, 다행히 롤드컵에는 진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포지션 별로 선수를 소개하자면 탑 포지션에는 안정 지향적 수비형 선수인 '코로'와 공격형 선수인 홍콩 출신 '어메이징제이', 그리고 개인기가 뛰어난 한국 선수 '레이' 전지원이 있다. 정글 포지션서 운영에 뛰어난 '클리어러브'가 활동 중이고, 미드에는 전 삼성 소속인 '폰' 허원석과 '배미' 강양현이 있다. 강양현은 라인전만큼은 허원석에게 뒤지지 않지만, 라인전 이후가 아쉬운 면이 있다.

바텀 라인 원거리 딜러로는 안정감을 바탕으로 경기를 캐리하는 '데프트' 김혁규와 라인전에 특화된 전형적 중국식 원거리 딜러인 '진자오'가 있고, 서포터 포지션에는 중국 선수지만 한국 서포터와 비슷한 성향인 '메이코'가 활동 중이다.

팀내 한국 선수가 많은데, 다들 중국 생활에 잘 적응했는지.

EDG의 장점이라면 선수의 경기력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이다. EDG는 한국 선수의 적응 및 식사를 위해 한국인 요리사를 숙소에 고용했고, 선수들이 필요한 게 있다면 팀에서 무엇이든 마련해준다.

EDG는 이번 롤드컵에서 SKT T1과 같은 C조에 편성됐다.

운명의 장난인지 msi 결승에서 대결한 SKT T1과 같은 조에 편성되어 부담된다. 그래도 방콕 타이탄즈나 H2K와 같은 조라 8강 진출은 힘들지 않을 거로 예상한다. 선수들도 조 편성을 마음에 들어한다.

같은 조인 SKT T1, 그리고 다른 한국 팀인 kt 롤스터와 쿠 타이거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SKT T1은  이번 롤드컵 우승 후보이자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 오브 레전드 팀 중 하나이다.

kt 롤스터는 선수들이 모두 수준급이지만 탑 라이너 '썸데이' 김찬호 한 명이 정말 무서운 팀이다. 특히 중국 팀 중 탑에서 김찬호를 상대할 만한 선수를 보유한 팀은 드물 정도다.

쿠 타이거즈는 양 날개인 탑과 바텀의 압박이 강하고, 이를 지원해주는 미드 라인 역시 안정적인 라인전 이후 후반 교전에서 활약하는 팀이다.


중국에서 롤드컵에 진출한 LGD나 IG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LGD는 한국 팀도 경계해야 하는 팀이다. 원거리 딜러인 '임프' 구승빈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팀인데, 정말 구승빈에게 특화된 팀이다. 우리 팀에도 구승빈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데프트' 김혁규가 있지만 구승빈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구승빈을 피해 다른 라인에서 승부를 보려 해도 '에이콘' 최천주 같은 선수들이 많아 만만치 않다.

IG 역시 롤드컵을 앞두고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 특히 정글러인 '카카오' 이병권과 미드 라이너인 '루키' 송의진의 경기력은 어떤 한국 팀과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다.

북미나 유럽, 그리고 기타 지역 팀 중 관심을 가지는 팀이 있다면.

유럽은 역시 프나틱이 강세를 보일 거 같고, 북미는 CLG보다 TSM이 더 까다로울 거 같다. TSM 쪽은 챔피언 폭이나 전략에서 다른 팀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만 팀인 요이 플래시 울브즈도 경계 대상이다. 스타크래프트2 한국 선수인 원이삭이나 이동녕이 활동해서 한국 팬들도 이름은 들어봤을 팀인데,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공격이 예전 중국 같은 스타일이다. 예전 TPA가 투박하게 몰아치는 스타일이라면 요이는 난전에 특화된 팀이다. 요이와 연습경기를 하다 보면 스타일을 알면서도 말려들어 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이 정글러는 '살인 기계'라고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끊임 없이 라인을 건드리고, 타이밍상 도저히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한 라인에 갱킹을 시도한다. 정말 정글 몬스터 대신 상대 챔피언을 먹고 성장하는데도 레벨이 밀리지 않을 정도다.

이병권 같이 같은 스타일의 정글러라면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겠지만, 한국에서 유행하는 운영형 정글러라면 강한 모습을 보일 거로 생각한다. 특히 렉사이를 선택하면 경기 내내 신나게 갱킹만 잘한다. 갱킹에 특화된 정도가 아니라 정말 잘한다. A조에서 요이를 상대할 쿠 타이거즈 정글러들은 어느 정도 대비를 해야 생각했던 경기 운영이 가능할 거다.


같은 조의 SKT T1과의 경기는 어떻게 예상하나.

일단 SKT T1과의 경기는 전력을 다해 준비할 계획이다. 어차피 다시 붙는다면 결승전이고, SKT T1을 넘지 못하면 결승에 간다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올 거다. 아마 경기는 '페이커' 이상혁과 '폰' 허원석의 미드 대결에서 승부가 날 거 같다. msi 당시 SKT T1은 난전에서 약점을 보였다. 그래서 우리도 시비르나 애니, 이블린을 선택해서 끝없이 난타전을 벌이고 승리했다. 하지만 롤챔스 섬머에서 SKT T1 경기를 보니 그 약점도 보완했다. 서로 지향하는 게임 스타일도 비슷하고 서로 운영도 잘 하니 결국 미드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승부를 결정지을 거다.

그리고 김정균 코치의 밴픽도 위협적이다. 김정균 코치의 장점은 경기 진행 중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수용하면서 그 사이에서 최고의 밴픽을 짜낸다는 것이다. 결국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거니까, 그 점을 높이 살 수밖에 없다. 반면 나는 선수에게 아이디어가 있으면 경기 전에 이야기하라고 하고, 경기에 들어가면 내 틀 안에서 밴픽을 결정한다. 김정균 코치나 나나 서로의 장점이 있다. msi 결승에서는 내가 상대의 작은 약점을 잘 파고들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주먹 대 주먹의 대결이 될 거다.

LPL 4강 탈락 이후 EDG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4강 탈락 이후 우리 팀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그래도 롤드컵 진출이라는 지상 과제 때문에 어떻게든 수습하고 롤드컵 진출 이후에 생각하자고 다독여서 좋은 결과는 만들었다. 그리고 휴가 기간에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롤드컵 대비 훈련에 들어갔다. 이 기간에는 정말 개인의 모든 걸 내려놓고 롤드컵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에 매진한다. 심지어 개인 욕심이나 감정까지 접어둘 정도다. 선수들이 msi에서 우승하며 롤드컵 우승도 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 중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작년 롤드컵에서는 EDG가 LPL 리그 성적에 비해 많은 걸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허원석과 김혁규가 합류해서 전력도 한층 강화됐고, 한국 팬들도 많이 생긴 것으로 알고있다. 올해는 꼭 LPL에서 우리가 보여줬던 모습을 롤드컵에서도 보여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한국에서 EDG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vallen@xportsnews.com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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