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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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련 "이제는 칭찬받는 연기 하고 싶어요"(인터뷰)

기사입력 2015.08.26 15:21 / 기사수정 2015.08.26 15:21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차예련이 영화 '퇴마:무녀굴'(감독 김휘)로 관객 앞에 섰다. "또 공포영화야?"라고 말하는 대중에게 차예련은 확실하게,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번엔 좀 다르다'고.

신진오 작가의 공포소설 '무녀굴'을 원작으로 한 '퇴마:무녀굴'은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김성균 분)과 그의 조수 지광(김혜성)이 기이한 현상을 겪는 금주(유선)를 치료하던 중 그녀 안에 있는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극 중 차예련은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고 털털한 방송국 PD 혜인을 연기했다. 거친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것은 물론, 능청스러운 모습까지 선보인다.

'퇴마:무녀굴'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차예련은 "나도 '여고괴담'에 출연했었지만, 보통 공포영화라고 하면 어린 친구들, 학생들 이런 얘기가 많지 않나. 그런데 이번 작품은 공포지만 스릴러 같은 느낌도 있고, 이야기를 파헤친다는 느낌이 들어서 색다르게 와 닿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5년 영화 '여고괴담4'로 데뷔 후 어느덧 11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출연한 공포 영화는 '여고괴담4'와 '므이(2007)'를 포함해 단 두 편뿐인데, 어느새 자신에게는 '호러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사람들 기억 속에 '차예련은 공포, 호러에만 어울린다'는 생각이 박히는 것이 싫어 한동안은 공포 영화를 일부러 멀리하기도 했다. 그렇게 8년이란 시간을 보내던 중 '퇴마:무녀굴'을 만났고, 놓치기 싫어 출연을 결심했다.

차예련은 "깜짝깜짝 놀라기만 하는 공포가 아니라,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같이 출연한 배우 분들이 정말 연기를 잘하는 베테랑들이지 않냐"며 화기애애했던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함께 전했다.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혜인이는 사실 스토리 안에 직접 들어가 있는 인물이 아니지 않나. 네 명(김성균, 유선, 차예련, 김혜성)이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그 안에서 내 캐릭터를 살려내는 건 온전히 내 몫이기에 한 신 한 신 나름대로 계산하면서 신경 썼다. 놀라는 리액션은 가장 많았는데, 그 외에도 억척스러운 모습도 있고 잠깐이지만 망가지는 모습도 있다"며 강한 느낌보다는 좀 더 풀어진 분위기를 만들려 애썼던 노력을 전했다.

공포영화였지만, 촬영장의 분위기는 유쾌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차예련은 그 중심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실제로는 정말 잘 웃는다"며 호탕한 웃음을 내보인 차예련은 "내 이미지나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들 때문에 사실 불편하고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일 할 때만큼은 밝고 긍정적으로 하자는 주의인데, 공포영화는 특히 더 어둡고 힘든 환경 속에서 촬영을 하니까 그럴 때일수록 더 많이 웃어서 힘을 북돋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마음속에 '긍정 마인드'를 품고 10년 넘게 이어온 배우 생활. 올해는 중국 영화 '쌍생령'으로 대륙의 팬들도 함께 마주하게 됐다.

차예련은 "중국에서도 가장 많이 들은 말이 '한국에서 호러퀸으로 불리는데, 중국에서도 공포영화를 찍었다'는 것이었다. 그 수식어가 어떠냐고 묻더라"며 '호러퀸' 호칭에 대한 자신의 진짜 속내를 전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공포물에만 출연하는 배우라는 말이 정말 듣기 싫었다. 그런 말을 듣는 순간 사람에게 좀 무서운 느낌이 느껴지지 않나. 실제의 나는 그런 성격도 아니고, 정작 그 영화들을 보면 내가 귀신도 아니고 난 당하는 입장이다. 장르가 그렇다고 해서 내 캐릭터까지 그렇게 포장돼 보이는 게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부분에 대해 덜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 보는 분들은 잘 봐 주실 거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이는 '이제는 장르적으로 나를 찾아주시는 게 고맙다'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일명 '차도녀'로 대변되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생각도 덧붙였다.

그는 "한편으론 좋다. 차도녀 캐릭터는 나에게 먼저 들어오지 않나.(웃음) '차도녀'하면 차예련이 떠오르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적인 부분이나 캐릭터, 배우로서의 부분들은 물론 갈증이 있지만 그것에 대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많이 신경 쓰면 나만 힘들더라. 꾸준히 하다 보면 그게 드라마가 됐든, 영화가 됐든 더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시작'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차예련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크게 연기력 논란도 없었고, 연기에 대한 칭찬도 없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다시 한 번 크게 웃어 보인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고 고민해서 뿜어져 나올 수 있는 연기, 그런 역할은 아직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좀 더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서 이제는 칭찬받는 연기를 한 번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털어놓았다.

꾸준히 달려오는 동안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차예련은 "어떤 작품 속의 차예련은 대중에게 많이 각인시키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차예련이라는 이름은 알지 않나. 지난 11년은 그것을 다져오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꾸준히 쌓아올린 것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앞으로 자신이 나아갈 길을 향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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