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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어느 선수도 슈틸리케는 모두 알고 있다

기사입력 2015.08.19 14:48 / 기사수정 2015.08.19 14:51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선수를 보는 시야에는 제한되는 범위라는 것이 있을까.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24일 9월에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8월 동아시안컵 우승 이후 한달이 채 안되서 다시 모이는 이번 대표팀은 정예멤버들이 모두 호출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안컵에서 활약했던 K리거들을 비롯해 일부 유럽리거들도 이번에는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슈틸리케 감독은 약간의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전체적인 틀이 잡힌 대표팀을 기반으로 한두명의 새 얼굴들을 발굴, 시험대에 올릴 구상을 하고 있다.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조용히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에 대한 생각들을 밝히기도 했다.

가장 주목되는 지역이 공격수다. 석현준(비토리아 세투발)의 합류 여부가 관심거리다. 아직 슈틸리케호에 고정적으로 지목되고 있는 스트라이커는 이정협이 유일하다. 이용재는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에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동아시안컵에는 측면으로 이동했다. 김신욱도 브라질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슈틸리케호에 승선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활약을 펼쳤다.

분위기를 바꿔 볼 의도로 최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공격수들이 슈틸리케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포르투갈에서 활약하는 석현준도 포함돼 있다. 한동안 석현준은 대표팀 명단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연스럽게 슈틸리케 감독이 석현준에 대해 큰 흥미와 관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오해였다. 사실 포르투갈 무대도 슈틸리케 감독의 시야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석현준을 주시해 오고 있었다. 지난 시즌 10골을 기록한 점에도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12월에는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국내파들을 위주로 소집됐던 제주전지훈련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을 부르려고 했다. 미리 석현준측에 "소집이 있을 것이니 준비하고 있어달라"는 언질도 있었다. 비록 여러 사정상 최종 소집에서 이름이 호명되지 않으면서 대표팀 복귀는 불발됐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에 석현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됐다.

이후에는 호주 아시안컵과 중요한 일정들을 줄줄이 소화하면서 석현준 등 새로운 선수들을 부를 여유를 갖지 못했다. 시기를 조율해오던 슈틸리케 감독은 일단 이번 예비명단에 석현준을 포함시키면서 최종 발탁의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

이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특히 "유럽 어디에서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대표팀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약속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2부리거들을 데리고 와 좋은 효과를 보는 등 선수를 뽑는 데 있어 그의 무대는 그리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것을 여러차례 보여줬던 슈틸리케 감독에게 흔히들 평가받는 유럽리그의 수준차나 상하위 관계도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말해준다. 

무엇보다 꾸준히 경기를 뛰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영국은 물론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 뛰고 자라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던 석현준의 대표팀 발탁은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자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지난 동아시안컵에서 K리거들이 맹활약해주면서 국내 곳곳에서 좋은 재능들을 발굴하는 안목을 증명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을 통해 이번에는 그의 발굴의 범위를 해외까지 넓힐 수도 있다.  

석현준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역시나 전방의 무게감이다. 이정협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대표팀에게 석현준이 혜안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상황도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졌다. 수비에 자주 가담하고 압박과 활발한 움직임을 요구하고 있는 슈틸리케호 공격수의 기준을 석현준은 최근에 잘 따르고 있다. 소속팀 감독이 바뀌면서 달라진 공격 전술에서 석현준은 사이드로도 자주 빠지면서 이전까지 팀 전술을 이유로 보여주지 못했던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팀을 맡았던 브루노 리베이로 감독은 석현준에게 사이드보다는 앞에서 헤딩 경합과 힘을 바탕으로 공간을 만들라는 주문을 많이 했다. 하지만 큄 마차도 감독으로 지휘봉이 옮겨간 이번 시즌에는 오른쪽으로도 자주 파고들고 있다. 개막전도 그랬다.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침투한 석현준은 팀의 두번째 골을 돕기도 했다.

23명의 대표팀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아직 조금 더 두고봐야 한다. 확실해진 것은 석현준의 대표팀 합류가 이제는 가능한 일이 됐고 유럽의 주요리그인 영국, 독일 등 외에도 어느 곳에서든지 좋은 활약만 보여준다면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 수 있게 됐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울리 슈틸리케 감독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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