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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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엇박' SK, 타선 불 붙자 맥없어진 마운드

기사입력 2015.08.10 06:14 / 기사수정 2015.08.10 06:50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입추가 지났다고 해도, 아직 완연한 가을은 오지 않았다. SK 와이번스가 치고 나갈 듯 치고 나가지 못하면서 위태로운 5강 승부를 벌이고 있다.

SK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13차전 경기에서 4-10으로 패했다. 아슬아슬 5위를 지키고 있던 SK는 이날 패배로 연이틀 롯데를 꺾은 한화에 밀려 다시 6위로 내려앉았다.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손에 잡히는 결과는 없었다.

마운드가 일찍 무너진 것이 컸다. 이날 SK는 컨디션이 좋지 않던 윤희상을 다음주 선발로 돌리고 채병용을 선발로 내세웠다. 윤희상의 등판 간격을 늘리고 2군에 내려간 세든의 로테이션 공백까지 고려한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날 채병용은 2이닝 동안 5피안타(2홈런)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면서 제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SK는 채병용이 4점을 내준 뒤 박정권과 정상호의 연이은 투런 홈런으로 균형을 맞췄지만, 3회 문광은이 올라와 5실점을 하고 분위기를 kt 쪽에 완전히 내줬다. 이후에는 방망이까지 잠잠해지면서 전날과 같은 역전승을 기대할 수 없었다. 

SK 마운드의 붕괴는 이날 뿐만이 아니었다. 특히 앞선 세 경기에서는 선발이 모두 6실점 이상의 대량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8일 삼성전에서 박종훈이 3이닝 6실점(5자책점), 이튿날 세든이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경기로 3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된 세든은 2군행을 통보받았다.

10일에는 믿었던 김광현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김광현은 kt 타선에 5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삼진을 9개나 잡아내는 동안 안타도 11개를 내주는 들쭉날쭉한 투구였다. 이날 SK는 6회에만 7득점을 뽑아내고 경기를 뒤집었지만, '짜릿한 역전승'의 단면에는 에이스의 부진이 있었다.

이 주 세 경기를 승리하고 세 경기를 패하는 동안 SK는 43득점을 하고 54점을 내줬다. "'가을 DNA'를 가지고 있는 SK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 받았으나 가을 냄새를 타자들만 맡은 것인지 투수들은 아직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SK는 시즌 초반 타선의 기복에도 튼튼한 마운드를 앞세워 잡아낸 경기가 많았다. 그런데 8월 들어 상황이 역전 됐다. 방망이가 살아나며 '해 볼 만하다'고 여겨지자마자 힘이 떨어진 마운드가 적신호를 보내왔다.

타자들과 투수들의 '뒤바뀐 영혼'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시즌 초반 내내 타격 관련 모든 팀 기록이 하위권에 쳐져있던 SK는 8월에는 타율 3위(0.336), 홈런 2위(11개), OPS 2위(0.937)로 모두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7월 팀 평균자책점 4.61로 2위였던 SK는 8월에 되자 평균자책점 7.71, 9위로 미끄러졌다. 유쾌하지만은 않은 반전이다.

타선이 시즌 초반에 비해 폭발력을 뿜어내고 있는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타격에는 싸이클이 있고, 타격으로 분위기를 탈 수는 있어도 유지하는 것은 결국 마운드다. SK는 마운드의 전력 만큼은 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위력을 뿜어낼 수 있는 것이 SK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치열하고 중요한 이 때 '가을 DNA'를 진짜 가을에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작은 위기를 현명하게 풀어나가야 한다. 갈 길이 바쁘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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