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야지, 제 감을 찾을 때가 아닙니다. 결과가 나와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올시즌 최정(28,SK)은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 후 4월까지 타율 3할3푼3리에 4홈런을 기록하면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는 듯 했지만, 5월 한달 14경기에서 타율 1할7푼을 기록하면서 시즌 타율도 2할5푼9리로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그는 결국 5월 27일에 2군으로 내려갔고, 약 한 달만인 지난달 22일 1군에 복귀했다.
2군에서 심기일전한 최정은 다시 한 번 타격감을 살리면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4할(35타수 14안타)의 타율과 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다시 '명품 3루수'의 위용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지만 최정은 아직 확실한 자신의 타격감을 찾지 못한 눈치였다. 최근 타격감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체중이동을 하면서 하체를 써서 세게 돌리자는 기분으로 치고 있다. 그 전까지는 공을 맞히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자신있게 풀 스윙을 하려고 한다"며 "크게 바뀐 것은 없는데 신기하다. 일시적일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괜찮아서 이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고민이 묻어난 답을 했다. 이어서 "아직 감을 잡았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일단 올해는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스스로에 대해 의문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그가 경기에 나선 이유는 '팀' 때문이다. SK는 전반기 최정, 김강민, 박정권 등이 부상과 부진의 이유로 팀에서 이탈하면서 6위로 떨어졌다. 시즌 초반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현재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면서 본격적으로 '가을 야구' 티켓을 얻기 위해 힘을 내고 있다. 그 역시 이런 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야구는 하는데 문제 없지만 100%의 몸 상태는 아니다. 2군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했다. 완전히 낫고 경기에 나서고 싶었지만, 그러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괜찮다 싶을 때 준비했다. 전부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나쁘지 않았다"라며 팀을 생각하는 마음을 보여줬다.
이와 더불어 "올해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지 내가 감을 찾으려고 할 때가 아니다. 괜찮으면 스프링캠프에서 보완하고 발전시키면 된다"며 "어차피 지금 기록 타이틀에 도전하기도 늦었다. 그나마 올시즌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라도 좋게 나오니 다행"이라고 밝혔다.
수비에서도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지난 21일 김현수와 양의지의 직선타 타구를 잘 잡아내면서 좋은 수비로 팀 승리에 기여했지만 "3루수라면 잡을 수 있는 타구"라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일단 수비 역시 투수들에게 도움되고 싶다. 투수들에게 민폐 안 끼치고, 날도 더워지는데 실책을 해서 더 길게 이닝을 가지고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팀에 도움을 주는 쪽만 생각하려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정이 잘해주니 팀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는 김용희 감독의 말처럼 SK가 상승세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정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매 타석 자신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들어서는 최정의 활약 속에 SK는 후반기 '대반격'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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