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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이닝왕' 권혁에게 너무도 '잔인한 7월'

기사입력 2015.07.10 15:52 / 기사수정 2015.07.10 16:07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한화 필승조 권혁(32)이 최근 심상찮다. 더 올라올 투수는 없는데, '믿을맨' 권혁의 하락세도 어쩔 수 없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자신의 바람처럼 권혁은 올해 정말 '원없이' 던지고 있다. 올시즌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이지만, 등판한 이닝만 벌써 70⅓이닝. 유먼, 탈보트, 안영명에 이어 팀내 4위를 차지하며 거의 4선발급 수준의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프로생활 12년동안 자신이 소화한 평균 이닝은 48⅓이닝,  최근 2년간 삼성에서 소화했던 총 71이닝(2013년 36⅓이닝, 2014년 34⅔이닝)과도 겨우 ⅔이닝차다. 2009년 홀드왕(21개)에 올랐을 때 소화했던 자신의 최대 이닝 80⅔이닝과 비교해봐도 현재까지의 이닝수에 벌써 근접했다.

그래서일까. 공의 위력이 예전만 못하다. 팀내 세이브도 11개로 가장 많지만, 블론세이브 역시 4개로 팀내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위기상황에 자주 등판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볼 비율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4월 6.50에까지 육박하던 볼삼비는 7월 0.60까지 떨어졌다. 원래 권혁 자체가 정교한 제구력 위주의 변화구 피칭보다는 구위로 찍어 누르는 직구 피칭을 주로 무기로 사용하는 투수이긴 하다. 하지만 10일 두산전, 고영민이 공략해 퍼올린 역전포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141km의 직구였다. 

성적으로도 최근 권혁의 부진은 드러난다. 최근 등판한 5경기 동안 7⅔이닝을 소화해 12안타 2홈런을 허용하며 7실점(7자책)을 기록해 평균자책점은 9.9까지 올라갔다. 무실점으로 기록된 경기는 지난 3일 NC전 뿐이었지만, 그나마도 승계주자 2명에게 허용한 실점이라 기록 밑으로 가려졌다. 아무리 필승조 불펜이라도 매 경기 막으라는 건 무리한 요구다. 그래도 올시즌 리그 전체를 통틀어 최다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구원투수의 힘이 떨어진 것 만큼은 자명한 모습이다.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이라는 속설이 있다. 필승조 스윙맨이 혜성같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필승조 과부하는 후반기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권혁에 대한 우려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에 관한 우려가 나올 때마다 "없으면 만들어 가야 한다. 슬슬 돌아올 놈들은 돌아와야 한다"며 여러 가지 구상을을 내놓았지만, 이렇다할 대안은 없었다. 올시즌 권혁의 짐을 덜어줄 이는 누구일까. 한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권혁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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