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젊고 잘생긴 셰프가 방송에 등장했다. 떡 하니 자신의 매장까지 가지고 있는 드라마에서 나온 것 같은 이 셰프에게 모두가 열광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불안했다. 재료가 갖춰지지는 않았지만, 요리의 기본도 무시한 기이한 음식의 등장에 모두가 경악했다. 이 쉐프에 대한 무성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요리 경력은 불과 4년이라고 한다. 과거 방송에서도 이상한 재료를 사용한 창작(?)요리를 만들어냈다. 배경도 문제였다. 수위 말해 '금수저' 논란이 불거졌다.
이 셰프를 기용한 제작진은 그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지만 불가능했다. 뿌리 깊게 박힌 선입견은 그냥 '싫어요'로 돌아선 것이다.
JTBC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다 불명예 퇴장하게 된 맹기용 요리 연구가의 이야기다. 맹기용 셰프는 결국 6월 30일 논란이 계속되자 '냉장고를 부탁해' 하차를 공식 선언했다. 맹기용은 "저의 출연에 대한 항의 말씀에 더 이상 우려하시지 않도록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듯하여 글을 남깁니다"고 밝혔다. 그의 하차는 시청자들의 비난이 바탕이 됐음을 의미한다.
이어 그는 "제 마음과는 달리 방송 하루 만에 세상이 너무 달라져버렸습니다. 그 뒤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실수를 만회하는 길이라 생각했는데, 그 마음을 다 못 보여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출연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부분을 거듭 사과했다.
사실 맹기용은 선입견과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좋은 배경을 가진 인물을 싫어하는 감정이 복합된 논란이라 볼 수 있다. 그가 과연 논란의 시발점인 '맹모닝'을 처음이 아닌 두,세번째에 선보였다면 이 사단이 벌어졌을까? 실제로 맹모닝 이후 불편한 심기를 안고 만들어낸 그의 요리는 임팩트가 떨어질 정도로 무난했다.
그의 배경 또한 이번 논란에 일조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맹모닝 논란 후 인터넷 등지에서는 그의 셰프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짧은 경력과 부모님의 직업 등이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그의 부모가 직접 나서서 해명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가족의 구구절절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꼬리를 물고 확산됐다. 맹기용을 구하기에는 그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았고, 결국 하차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맹기용 하차 사태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대중 여론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준 사례"라면서 "촬영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제작진 만이 알 수 있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고, 이후 그에게 만회할 기회를 줬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프로그램과 맹기용 셰프 본인 모두에게 아픔만 남긴 경우다"고 전했다.
연예인이 중심이 되는 기존 방송계와 달리 요즘 방송은 '전문가' 직업군이 대거 진출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언제든 '제2의 맹기용'은 등장할 수 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전문가를 찾아내는 제작진의 해안과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는 방송 출연에 있어서 신중해야 하는 전문가 집단의 심사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