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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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빅스 켄, '체스'가 발견한 신성

기사입력 2015.06.20 15:14

조재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뮤지컬 '체스'는 냉전시대라는 과거의 이야기와 지금의 현실 사이의 묘한 접점을 관객과 공유하며 생각 이상의 시너지를 발휘했다. 여기에 그룹 빅스가 아닌 뮤지컬 배우로 첫 데뷔 무대에 나선 켄의 발견도 큰 소득이다.

- "결국 우리 모두 체스 말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19일 개막한 뮤지컬 '체스'는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미국의 유명한 체스 챔피언 프레디 트럼퍼(신성우, 이건명 분)와 러시아의 챔피언 아나톨리 세르기예프스키(조권, 키, 신우, 켄)의 대결을 그린다.

'체스'는 체스라는 친숙한 매개체를 사용했지만, 극은 사랑과 정치, 이념과 고뇌라는 묵직한 이야기를 다룬다. 체스 경기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마치 우리의 인생을 작은 체스판에 옮겨 놓은 듯 묘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냉전 시대'가 배경이지만, 서로 다른 남성성을 발휘하는 두 남자의 자존심 대결과 두뇌 싸움이 흥미롭게 전개되며 긴장감은 끝까지 이어진다.

체스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답게 '체스'는 30여 명의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체스 안무가 풍성한 볼거리를 자아내고, 넘버들은 박진감과 속도감을 더하며 이야기에 흡입력을 높인다. 하지만 체스게임 위와 체스판 뒤로 가려진 각자의 이해관계와 갈등 등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다소 개연성이 부족한 서사구조와 귀에 꽂히는 킬링넘버가 없다는 것은 아쉽다.



- 빅스 켄, '체스'로 증명한 솔로 가능성

이날 첫 공연에 임한 아나톨리 역의 빅스 켄과 프레디 트럼퍼의 신성우는 신구조화의 파워를 발휘했다. 특히 뮤지컬 데뷔 무대에 나선 빅스 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자신의 첫 작품이자, 첫 남자주연, '체스' 첫 공연에 임한 켄은 여러 부담 속에서도 비교적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체스'에서 댄스 그룹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많은 움직임은 없었지만, 노래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드러냈다.

켄은 초반 넘버들에서는 다소 긴장한 듯 대사전달이 숨가쁜 느낌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로의 갈망과 플로렌스(안시하, 이정화)와의 사랑 등 내적 감정 변화를 안정적으로 표현했고, 자전거를 타며 노래하는 장면이나 앙상블과의 호흡, 낮게 읊조리는 대사 또한 비교적 정확하게 들렸다.

특히 1부 마지막 넘버 'Anthem'에서는 자신의 선택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감정을 폭발시키는 고음을 흔들림 없이 소화하며 2부까지 관객의 감정선을 그대로 이끌어 냈다. 켄은 성악 발성을 하는 이정화, 김법래, 홍경수와의 조합에서 뚫고 나오는 파괴력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탄탄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꾸몄다.

한편 이날 공연장은 마치 빅스의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빅스 켄의 팬들로 가득했다. 외국인 관객도 심심치 않게 보인 가운데, 대다수가 유료관객일 정도로 빅스의 높은 팬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연 말미 커트콜 촬영이 불가함에도 대포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 촬영을 하는 일부 관객의 모습은 다소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뮤지컬 '체스'는 6월19일 개막해 7월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뮤지컬 '체스' ⓒ 엠뮤지컬컴퍼니]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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