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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터 사퇴 ③] 수면 위로 떠오른 FIFA의 비리

기사입력 2015.06.03 13:18 / 기사수정 2015.06.03 15:41

이은경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은경 기자] 제프 블래터 회장의 전격 사퇴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비리 문제가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블래터 회장이 재임 확정 4일 만에 사퇴한 이유에 대해 ‘최근 진행되는 FIFA의 비리 수사에 대해 압박을 받아서’라는 의견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FIFA의 비리가 본격적으로 이슈가 된 건 지난 4월 27일부터다. 이날 미 사법당국의 공조요청을 받은 스위스 검찰은 스위스 취리히 ‘바우어 오 락’ 호텔에서 FIFA 임원들을 체포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이어 FIFA의 전현직 임원 9명 등을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미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FIFA 간부들이 지난 24년간 챙긴 돈이 1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FIFA 비리에 연관된 돈이 미국 은행을 통해 오갔다는 이유로 미국이 공소장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촉발된 비리 수사가 결국 블래터를 압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개최지 선정
 
‘검은 돈’이 가장 많이 오간 ‘현장’으로 꼽히는 게 바로 월드컵 개최지 선정이다. 미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2010 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 남아공은 FIFA 관계자들에게 1000만 달러를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과거 오세아니아 축구협회장이자 FIFA 집행위원이었던 레이날드 테마리, 그리고 나이지리아의 아모스 아다무는 영국 ‘선데이 타임즈’에 의해 개최지 선정시 특정 국가를 지지하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것이 드러나면서 축구계에서 퇴출됐다.
이후 블래터 회장은 24명의 FIFA 집행위원에 대해 비리 혐의를 낱낱이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솜방망이 징계’에 그친 채 어물쩡 넘어갔다. 비리에 연관됐다고 확인된 사람들은 1~3년 정직에 1만 스위스프랑 안팎의 벌금을 무는데 그쳤다. 

그리고 FIFA 집행위는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카타르로 선정했다. 비리 의혹이 줄을 이었다. 카타르는 기후 등 여러 여건이 불리한데도 불구하고 블래터는 사상 초유의 '겨울 월드컵 개최' 카드까지 써가면서 카타르 개최를 강행했다. 

이번에 미국이 FIFA 비리 수사에 나선 것도 결국 개최지 선정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 BBC는 미국이 2022년 월드컵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카타르에 패배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개최지 선정 비리를 파헤치고 있다고 봤다. 미국이 FIFA 비리 수사에 개입하는 것을 두고 2018 월드컵을 개최하는 러시아가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미묘하다. 블래터 회장은 러시아를 지지한 바 있다.
 
 
불투명한 의사 결정
 
FIFA 회원 가입국은 총 209개국으로, UN 가입국(193개국)보다도 많다.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그만큼 막강하다.
여기에 FIFA는 전세계 최고의 스포츠이벤트인 월드컵축구대회를 주관하면서 각종 스폰서 비용과 중계권료 등을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챙긴다. 현재 FIFA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 1조6000억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비영리단체라는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

게다가 의사 결정 과정은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소수의 FIFA 집행부만 알고 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집행했는지는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 이런 시스템이라면 비리가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독일 기자 토마스 키스트너가 쓴 ‘피파 마피아’라는 책을 보면 “회장 선거 전날 밤 아프리카 위원들이 묵고 있던 파리의 한 호텔에서는 두툼한 봉투가 어지럽게 오갔다”는 구절이 나온다. 회장 선거, 개최국 선정 등 총회가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의혹이다. 이 책은 또한 역사적인 근거를 조목조목 들어가며 FIFA 집행부와 마케팅 스폰서사와의 비리 유착관계 의혹을 제기한다.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사진=블래터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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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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