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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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탁 "'압구정백야' 덕에 젊은 팬들 생겼어요"(인터뷰)

기사입력 2015.06.01 09:29 / 기사수정 2015.06.01 09:33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남자다운 인상 속 서글서글한 눈매가 매력적이다. 눈빛에는 강인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한다. 화엄이라는 이름으로도 익숙한 강은탁(32).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강은탁은 지난달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를 통해 외모, 재력, 능력을 모두 갖춘 완벽한 남자이자 백야(박하나)에 대한 일편단심 사랑을 보여준 장화엄을 연기했다. 149부작의 긴 호흡을 끝내고 부산 여행을 계획하며 휴식을 취한 그는 여유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후반부에 정신없이 지나가다 보니 어떻게 끝났지도 몰랐어요. 164부작이었던 ‘순금의 땅’에 이어 ‘압구정백야’까지 연속극을 연속으로 하게 됐죠. 한 달도 못 쉬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어요. 일을 계속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은 비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두 개의 다른 캐릭터를 연달아 했으니 다음 캐릭터를 할 때는 다 비워낸 뒤에 임해야 될 것 같아요.”
 
그의 말처럼 여유를 느낄 새 없이 8개월 동안 열심히 달렸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 주연으로 발탁된 뒤 관심을 받게 됐고 이에 따른 부담과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기분, 한 학년이 끝난 기분이 들었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처음 캐스팅될 땐 좋았지만 동시에 두려웠어요. 마냥 좋을 순 없었죠. 좋은 만큼 책임감이 따랐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캐스팅 소식 이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오래 했더라고요. ‘순금의 땅’ 녹화 중에 알았는데 관심이 감사하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무서웠어요. 임성한의 남자라는 타이틀도 부담스러웠고요.” 

임성한의 남자라는 수식어는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임성한 작가는 신인 혹은 덜 알려진 배우를 주연급으로 파격 기용해왔다. 덜 알려진 강은탁도 임성한 작가의 눈에 띄어 배우로 전환점을 맞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주변의 반대도 컸다. 최근 몇 년 사이 임 작가의 전작들은 막장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자칫 배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보다 논란 속 남주인공으로 남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많은 관계자분들이 너무 급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고 했죠. 하지만 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배우를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은 제게는 엄청난 기회이니까요. 아무리 말이 많아도 (임성한 작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드라마 작가 중 한분이잖아요. 무슨 일이 생기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임했어요.”


 
결정은 옳았다. 그는 선 굵은 외모와 순정남 연기로 시청자의 뇌리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사실 장화엄은 강은탁의 실제 성격과 상반되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납득하기 힘들었지만 몰입해 제 것으로 만들었다. 

“저는 화엄이보다 마초적인 성향이 강해요. 사람을 좋아하고 장난도 잘 치는 성격이죠. 장화엄이라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기 힘들잖아요. 다 완벽한데 여자를 사귄 적도 없고 연애에는 문외한이고 여자 보기를 돌 같이 해요. 그런 남자가 사랑하니까 망설이고 뒷걸음치고, 진행 속도가 더뎠어요. 답답하다는 시청자의 반응이 있었는데 저 역시 답답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납득하려고 했어요.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됐고 그때부터 화엄이에게 매력이 느껴지더라고요.”
 
연기에 몰입한 그는 지고지순한 남자의 사랑과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종영 후 까다로운 임성한 작가에게 격려와 칭찬의 말을 들었단다. 

“작가님이 칭찬 자체에 인색하세요. 혼낼 때도 무섭게 혼내시고요. 많이 부족했고 여러 가지로 죄송했는데 작가님이 ‘여느 남자 주인공의 평균치 이상 했다. 잘했어. 고마워’라고 말해주셨어요. 다른 사람이 그랬으면 칭찬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을 텐데 임성한 작가님이 그렇게 말해주시니까 칭찬으로 들리더라고요.”


 
‘순금의 땅’에 이어 ‘압구정백야’ 주연까지 꿰차며 연기 활동의 박차를 가한 강은탁은 사실 데뷔 9년 차의 배우다. 2001년 '앙드레김 패션쇼'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드라마 ‘주몽’(2006), ‘바람 불어 좋은 날’(2010), ‘순금의 땅’(2014),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등에 출연했다. 

‘압구정 백야’ 덕분에 젊은 팬들이 많이 생겼다는 그는 “‘순금의 땅’을 할 땐 어른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지금은 젊은 층에서도 인기가 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내년이면 데뷔 10년차. 비로소 연기자로 인정받고 거듭난 강은탁의 꿈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배우가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역시 이를 알고 있기에 계속 담금질을 해나가려 한다. 

“앞으로 많은 인물을 만나고 싶어요. 여러 색깔 있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하는 게 꿈이에요. 장기적으로는 배우를 꿈꾸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도록 더 성장해야죠.”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강은탁 ⓒ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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