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1.13 22:41 / 기사수정 2007.01.13 22:41
[엑스포츠뉴스 = NO. 17] 드디어 베컴이 떠나게 되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 볼튼, 심지어 인테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그의 영입과 관련된 소문이 있었지만 결국 베컴은 자유 이적으로 지구 반대편 미국 LA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동안 베컴을 둘러싸고 많은 얘기가 돌았었는데요, 이적이 확정된 지금도 그의 연봉과 이적 배경 등등 많은 기사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역시 베컴은, LA에 가도 역시 '베컴'답습니다.
하지만, 축구에는 베컴처럼 화려한 스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타가 있기 위해서는 스타가 아닌, 묵묵히 뛰는 선수들이 함께여야 하는 법이죠. 프리미어쉽에도 우리에게 친숙한 '빅4'가 있지만, 그들이 강자이기 위해서 함께 존재해야 하는 다른 십여 개의 팀도 있습니다.
그 팀들도 나름대로 과거에는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던 팀들이고, 지금도 착실한 보강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팀들입니다.
오늘은 여기저기 떠도는 루머보다 지금까지 진행된 이적 상황에 대해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국내에는 아무래도 중소형급 선수들의 이적 소식이 잘 알려지지 않더군요 - 심지어 박지성 선수의 맨유나 영표 선수의 토트넘의 경우에도 말입니다. 마침 리버풀에게도 따끈따끈한 이적소식이 있는 만큼! 이적 상황과 선수들의 간략한 정보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hil Bardsley (맨유 -> 아스톤 빌라, 임대)
게리 네빌이 은퇴하면 그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기대되는 맨유의 유망주 라이트 윙백 필 바슬리는 올 시즌에도 계속 유랑생활(?) 중입니다. 바슬리도 이제 우리 나이로 23살(1985년생),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맨유의 스쿼드에 포함되기에는 게리 네빌이 아직 펄펄 날고, 그 뒤를 받쳐주는 브라운도 제법 든든해 출전명단에 오르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바슬리는 올 시즌 초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에 임대 갔으나 단 다섯 경기를 출전했을 뿐,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 골도 한 골 얻고, 레드카드도 한 장 얻는 등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얻었군요.)
레인저스에서 복귀한 뒤 로이 킨이 있는 선더랜드로 임대 갈 것으로 보였던 바슬리는 아스톤 빌라의 구애에 힘입어 프리미어쉽에서 뛸 기회를 얻었습니다. 1월 7일 자로 아스톤 빌라의 유니폼을 입은 바슬리는 그러나 다가오는 맨유와의 리그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습니다.
바로 '맨유와의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다'는 임대 계약 조항 때문입니다. 바슬리가 아스톤 빌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서 게리 네빌을 위협하는 후계자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바슬리는 게리 네빌이 그렇듯이 맨유가 키워낸 프랜차이즈 선수이기도 합니다.)
Ben Thatcher(맨시티 -> 찰튼, 50만 파운드)
Djimi Traore (찰튼 -> 포츠머스, 100만 파운드?)
웨스트햄에서 물러난 뒤, 찰튼에 바로 자리를 잡은 앨런 파듀 감독은 22경기를 치르면서 무려 40골을 실점한 팀 수비진을 정비하기 위해 올 시즌 리버풀에서 영입한 지미 트라오레를 반 시즌 만에 다시 이적시키고 그 빈자리에 31살의 노장 벤 대처를 영입했습니다.
파듀 감독은 벤 대처의 '거친' 플레이 - 그는 이번 시즌 포츠머스의 페드로 멘데스에게 가한 파울로 8경기 징계까지 받았습니다 - 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스쿼드는 좀 더 '거친' 수비가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그리고 대처의 노련함은 포백의 조직력을 강화해줄 것이라며 대처의 영입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처의 '악동 기질'에 대한 팬들의 반감을 고려한 듯 "아주 조용한 선수들도 가끔 미치는 경우가 있고 그 경우는 감독도 어쩔 수 없다. 지단을 봐라!"라고 하며, 하지만 자신은 그런 선수들을 아주 잘 조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팬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지미 트라오레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팀 리빌딩을 준비 중인 포츠머스의 레드납 감독의 첫 영입입니다. 99년 겨울에 리버풀로 온 이후로 7시즌을 리버풀에서 보낸 트라오레는 이번 시즌의 시작과 함께 찰튼으로 옮겼으나 고작 13경기를 뛴 후 다시 팀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트라오레에게는 강등 위기의 찰튼에서 아슬아슬한 나날을 보내는 것보다는 리그 6위 포츠머스에서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누리는 것이 현명해 보이네요. 하지만, 트라오레의 자리에는 올 시즌 무려 6골이나 넣으며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는 매튜 테일러가 버티고 있습니다.
Clint Dempsey (뉴 잉글랜드 레볼루션(MLS) -> 풀럼, 200만 파운드)
생소한 이름의 이 선수는 누구일까요? 네임벨류 눈높이에 따라 평범한 선수로 보일 수 있지만, 그래도 그동안 미국 MLS에서 프리미어쉽으로 수출한 가장 비싼 선수입니다. 바로 미국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이인 클린트 뎀시입니다.
뎀시는 2004년 MLS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풀럼의 크리스 콜맨 감독의 관심을 받아왔으며, 2년 동안 그를 관심 있게 지켜본 끝에 그를 풀럼에서 뛰는 세 번째 미국인 선수로 만들었습니다 - 풀럼에는 이미 카를로스 보카네그라, 브라이언 맥브라이드가 뛰고 있습니다.
풀럼의 뎀시 영입은 작년에 이미 합의되었지만 워크 퍼밋(취업 비자) 문제로 지연되다 이번 1월 10일이 돼서야 취업 비자가 허락되어 풀럼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습니다.
축구 선수에 대한 잉글랜드 취업 비자의 경우, 선수가 최근 1년간 이루어진 대표팀 A 매치의 75%에 출전(혹은 대표팀 포함)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뎀시는 부상 때문에 13경기 중 9경기만 출전하여 이 조항을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뎀시는 그의 부상 등을 참작한 노동청은 이 허락을 그에게 워크 퍼밋을 발급해주면서 뎀시는 올해 프리미어쉽에서 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를 이적시킨 뉴 잉글랜드 레볼루션의 감독이나, 풀럼의 콜먼 감독이나 모두 그의 재능을 크게 칭찬하며 프리미어쉽에서 그가 성공할 것을 낙관하고 있습니다. 레볼루션의 감독은 리버풀의 수비수이기도 했던 스티브 니콜인데요, 그는 "우리에게 뎀시는 정말 대단한 선수였으며 풀럼이 그 때문에 그를 데려가기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으며, 콜먼 감독은 "그는 벤치에 앉아 있으려고 풀럼에 온 게 아니다. 나는 그가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그를 영입했다"고 말하면서 그에게 거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Emiliano Insua(보카 주니어스 -> 리버풀, 임대)
지금 프리미어쉽 빅 4를 비롯한 유럽 빅 클럽들의 화두는 '입도선매'인 듯 합니다. 맨유의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바르샤의 메시가 보여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기량' 때문에 현재 유럽의 빅 클럽들은 서둘러 젊고 유망한 선수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오 월콧의 아스날 입단, 레알의 이구아인, 마르셀로, 가고 영입은 모두 이러한 흐름의 차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토트넘이 아델 타랍트를 장기 임대한 데에 이어, 리버풀도 에밀리아노 인수아를 장기 임대(18개월)의 형식으로 영입했습니다. 18세의 레프트백인 인수아는 20세 이하 대표팀 중 세계 최고인 아르헨티나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활약했으며, 그를 영입하는 데 다른 빅 클럽과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타랍트의 계약과 마찬가지로, 인수아 역시 임대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영구이적을 할 수 있는 옵션이 걸려있습니다.
아직 그의 기량이 어떨지, 무엇보다 극악인 아르헨티나-프리미어쉽 궁합을 극복하고 에인세의 성공가도를 따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어린 선수의 입도선매는 여러 측면에서 축구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이 선수들이 1군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면서 선수의 기량 성장이 둔화하며, 또한 이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 이 선수들과 함께 성적을 향상시키거나, 혹은 기량이 검증된 상태에서 고액의 이적료를 받기 어렵게 만들면서 축구계에서 '빈익약 부익강'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것입니다. 레예스를 판 세비야는 그 이적료로 팀 보강을 착실히 진행, UEFA 컵을 거머쥘 정도로 성장했지만 월콧을 판 사우샘프턴은…. 더욱이 월콧 또한 아스날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그의 성장이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Arnold Mvuemba (렌 -> 포츠머스, 임대)
현재 유벤투스와 맨유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보르도의 Mavuba 선수와 헷갈릴 분이 많겠지만, 다른 선수입니다. 음부엠바는 21살의 신예 미드필더이며, 프랑스 21세 이하 대표팀 소속이기도 합니다.
그는 2004년에 리그 1(이전의 샹피오나, 프랑스의 1부리그)에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33경기를 뛰었으나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단 한 경기를 선발 출전하는 데 그쳤습니다. 작년 12월에 음부엠바는 포츠머스에서 트라이얼을 받으면서 레드납 감독의 눈에 들었고, 결국 임대 형식이긴 하지만 1월 이적 시장을 통해 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마찬가지로 임대 형식으로 포츠머스 유니폼을 입었으나 이적료 문제로 영구 이적하지 못한 마누엘 페르난데스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포츠머스가 문타리의 영입에 성공한다면 치열한 주전경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atthew Kilgallon (리즈 -> 셰필드 유나이티드, 2백만 파운드)
Jon Stead (선더랜드 -> 셰필드 유나이티드, 75만 파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현재 16위, 가까스로 강등권을 벗어나 있지만 셰필드의 현재 문제점은 다름 아닌 '공격력'입니다. 실점은 프리미어쉽 20팀 가운데 14위(9위인 레딩보다 한 골 적은 29실점)로 나쁘지 않은 것과 달리, 득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위건에도 밀리는 18위, 17골로 한 경기에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는 셰필드가 빈공을 극복하기 위해 팀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지급할 각오로 공격수 보강에 나선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롭 헐스(6골)와 함께 팀 공격을 맡을 선수를 말이죠. 그 대상으로는 프레스톤의 데이비드 누젠트가 물망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셰필드의 선택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친 누젠트가 아닌, 선더랜드의 존 스테드를 선택했기때문입니다. 그것도 선더랜드가 더비로 임대 보낸 선수를 말이죠.
선더랜드가 프리미어쉽으로 승격하면서 180만 파운드에 블랙번으로부터 영입한 스테드는 시즌 통틀어 단 한 골을 넣으며 선더랜드의 강등에 일조(?)했으며, 결국 더비로 임대가 사실상 감독의 눈 밖에 나 있던 상황이었기에, 셰필드의 이번 결정은 더욱 놀랍기만 합니다.
75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프리미어쉽에 재도전한 스테드가 세필드 유나이티드에서 멋지게 도약할 지 관심이 주목됩니다.
한 편 매튜 킬갈론은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는 세 번째 선수가 되었습니다. 200만 파운드의 비교적 거액의 이적료에 이적한 23살의 수비수는 이번 시즌에도 리즈 유나이티드를 위해 18경기를 선발 출장했던 선수이며, 적지 않은 실점으로 많은 승점을 챙기지 못한 셰필드의 힘든 항해의 안전망이 되어줄 전망입니다.
Ben Alnwick (선더랜드 -> 토트넘, 90만 파운드)
벤 안윅은 잉글랜드 21세 이하 대표팀의 골키퍼로서, 선더랜드의 프리미어쉽 승격에도 일조했으며 2005-6시즌 토트넘과의 프리미어쉽 경기에서는 켈빈 데이비스 골키퍼를 대신하여 출전, 비록 3-2로 패하긴 했지만 로비 킨의 페널티 킥을 막는 등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로비 킨이 선더랜드를 맡은 이후 안윅은 데런 워드에 밀러 후보 신세가 되었고, 결국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데 도움을 주었던 토트넘에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이적료는 그의 활약에 따라 최대 130만 파운드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트넘에 새 둥지를 튼 안윅의 향후 일정은 그리 순탄치 않은데요,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안윅은 다른 두 명의 선더랜드 선수와 함께 16세 소녀와의 성행위를 비디오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치 오브 더 데이 모드로 해설을 곁들였다나….)
프리미어쉽을 떠나는 선수들
아스날 소속으로 이번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3위 팀 팔컥(Falkirk)에서 활약했던 안소니 스토크는 2백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선더랜드에 입성했습니다. 후보급 선수들을 방출하고 거액에 영입한 스토크가 현재 10위인 선더랜드를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을지 궁금합니다.
한편, 챔피언쉽 12위의 번리는 아스톤 빌라의 에릭 젬바젬바를 임대 영입하고,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아데 아킨바이를 75만 파운드에 재영입했습니다. 아킨바이는 정확히 1년 만에 번리로 돌아왔고, 번리는 그 사이에 100만 파운드의 이익을 챙겼습니다. (그는 작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175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갔으니까요.) 그리고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던 아킨바이는 번리로 돌아오자마자 복귀 골을 신고해 친정팀을 기쁘게 했습니다.
맨유 소속이기도 했던 젬바젬바의 행보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낭트에서 맨유로 올 때만 해도 350만 파운드의 이적료의 '귀하신 몸'이었으나, 젬바젬바는 2005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아스톤 빌라로 간 이후 '잊힌 선수'가 되었으며, 이번 시즌에는 단 한 경기를 교체로 뛰었을 뿐입니다. 81년생으로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닌 젬바젬바가 번리에서 화려하게 부활할지, 챔피언쉽 12위의 번리를 프리미어쉽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