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처음부터 강정호를 바라보면 안되죠."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47) 감독이 김하성(20)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을 했다.
2014년 2차 3라운드 전체29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김하성은 지난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유격수 강정호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로 낙점을 받았다. 그리고 올시즌부터 윤석민, 김지수와 함께 넥센의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나도 (강)정호형처럼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포스트 강정호'를 꿈꾸던 김하성은 정규시즌 개막 후 20경기에 출전해 3할2푼4리 홈런 4개를 때려내는 등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줬다. 특히 지난 22일 목동 두산전에서 유격수 겸 8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홈런포 2방을 쏘아 올려 4타점을 쓸어담았다. 비록 팀은 9-12로 패배했지만, 염경엽 감독은 23일 두산과의 6차전 경기를 앞두고 "(김)하성이가 맞추는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당장의 성적도 좋지만 그 속에서 내실이 다져지면서 더 큰 선수가 되기를 바랐다. 염 감독은 "지난해 (김)하성이는 강정호를 봐서 그런지 홈런 스윙만 하더라. 그런데 한 번에 강정호처럼 홈런을 때려낼 수는 없다. 하성이는 처음부터 강정호를 바라보면 안된다. 홈런이 아닌 일단 맞추는데 집중을 하면서 차근차근 단계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강정호가 처음부터 지금의 강정호의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7년간 거쳐야 할 단계를 거쳤는데, 많은 사람 눈에는 1~3년차에서 겪었던 그 과정은 안보이고 성공한 모습만 본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염경엽 감독은 과정 없이 갑자기 만들어진 것을 경계했다. 김하성이 홈런 2방을 쳤지만 "홈런 타자가 아닌데 홈런을 때려낼 경우, 이후 경기에서 슬럼프가 올 확률이 매우 높다. 홈런에 대한 잔상이 남아있어서 다시 홈런을 치려고 하다가 그렇게 된다"며 우려했고, 김하성은 23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해 지난 17일부터 이어오던 5경기 안타기록이 종료됐다.
이제 고졸 2년차. 김하성은 자신을 이끌어 준 '롤모델'을 닮기 위해 거침없이 한 발씩을 내디뎌 가고 있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그의 모습이 염경엽 감독 눈에는 그저 흐뭇하다. 염 감독은 "(김)하성이는 강정호보다 더 좋은 유격수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 맞추는 능력도 뛰어나고, 기습 번트 능력, 작전 구사 능력이 그 당시의 (강)정호보다 뛰어나다"며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김하성 ⓒ엑스포츠뉴스DB]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