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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노트' 연출가 "韓 공연, 日 카피버전 아냐"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5.04.16 12:06 / 기사수정 2015.04.16 12:19



[엑스포츠뉴스=도쿄(일본), 김유진 기자] 일본 뮤지컬 '데스노트'의 연출가 쿠리야마 타미야가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한국에서 공연되는 모습은 일본의 카피 버전이 아닌 한국만의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쿠리야마 타미야는 16일 오전 일본 도쿄 닛세이호텔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데스노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2003년부터 슈에이샤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 '데스노트'(원작 오바 츠구미·만화 오바타 타케시)는 현재까지 세계 누계 발행부수 3000만부 이상 판매를 기록한 것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대만과 홍콩 등 세계 35개국에서 번역 발행된 인기작품이다. 내용은 이름이 적히면 죽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우며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이에 맞서는 명탐정 엘(L)의 두뇌 싸움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뮤지컬로 만들어진 '데스노트'는 일본의 유명 엔터테인먼트회사 호리프로(Horipro Inc.)가 제작에 나섰고,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세운 자회사 씨제스컬처가 함께 손을 잡았다. 특히 신국립극장 예술 감독을 역임하고 2012년 일본 문화훈장 자수포장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일본 공연계의 거장, 쿠리야마 타미야의 연출 소식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며 미소지으며 간담회 현장에 등장한 쿠리야마 타미야는 "지금 제가 한국나이로 63살인데, 18살에 서울에 갔었다.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을 때다. 그래서 한국과는 오랫동안 교류를 쌓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신국립극장이 생겼을 때 예술 감독을 하면서 한일공동작품을 두 편 만들었었다"고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또 "때문에 제게 있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친근한 나라인 한국에서 일본 공연 작품을 다시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쿠리야마 타미야와의 일문일답.

-'데스노트'를 뮤지컬로 옮기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소설이나 문학과 다르게 만화는 구체적인 그림으로 표현하는 장르다. 그렇기에 만화에서 가능한 것과, 무대에서 가능한 것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그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데스노트'에서 이름을 쓰면 40초 안에 죽는다는 내용이 있는데, 제게 맨 처음에 들린 소리는 '40초'라는 시계의 초침 소리였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굉장히 풍요롭고 색채가 풍요로운 음악인데, 프랭크의 음악과는 반대되는 무기질의 시계 초침소리가 들어가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까 궁금해졌다. 그것이 연출가로서의 제 첫 페이지였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쉽거나 포기해야 했던 장면도 있었을 것 같다.

"오리지널의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전체적인 플롯과 구조가 짜여진 상태에서 대본을 만들었다.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더하고 빼는 작업이 많았기에 대본이 공연 10일 전에 완성됐다. 그렇다보니 20장면 정도에서 대사가 세 줄 늘어난 것만으로도 그 장면이 무거워지기도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럴 때는 다른 부분을 좀 더 줄이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 특히 장편원작의 긴 버전으로 뮤지컬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라이토와 엘, 두 주인공의 심리전을 위주로 구성했다. 이번 작품이 평이 좋으면 시즌2를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한국과 일본 무대의 연출에서 어떤 점을 다르게 가져갈 것인가.

"무대는 살아있는 것이다. 어떤 화학반응이 나올지는 배우들을 연습을 해 보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데스노트' 한국 공연은 기본적으로 일본과 같은 형태로 공연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일본 공연 시작 후 시간이 좀 더 지났으니, 보강을 하거나 더 살려야 할 부분은 조금씩의 변화를 줄 예정이다."

-'데스노트' 한국판 주인공인 홍광호와 김준수를 직접 만났다고 들었다.

"이전에 한국에서 뮤지컬 '쓰릴미'를 연출했었다. 그 당시에도 연출은 일본과 똑같이 했지만 보여지는 건 전혀 달랐다. 일본이나 한국 중 '어디가 더 뛰어나다' 이런 게 아니라, 함께 작업하면서 한국배우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 있던 계기였다. 홍광호와 김준수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 큰 스타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건 제게는 큰 관계가 없고 두 사람이 이 역할에 얼마나 잘 맞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라이토 역의 홍광호가 '평범한 고등학생에서 광기를 보여주며 변하는 모습을 어떻게 잘 보여줄까'가 궁금하다."

-'데스노트'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가족극이고, 사랑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어디서 우리가 행복을 찾아야 할지, 그것조차도 모르는 시대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키워드가 관객들 마음속에 닿고 울리면 좋겠다. 극장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다. 그래서 극장에 오셔서 무언가를 만나고 부딪히고 느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게 연극이고, 무대라고 저는 믿고 싶다."

-한국 '데스노트'공연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저는 배우들에게 '어떻게 해라'라고 하는 연출가는 아니다. 연습실이라는, 어쩌면 실험을 할 수 있는 이곳에서 만난 배우들과 같이 부딪히면서 인간의 심리를 끌어내 표현하고 싶다. 어쩌면 라이토와 엘처럼 저와 배우들도 심리전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거기서 태어나는 어떤 것이 작품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한국 '데스노트'는 일본 카피버전이 아닌, 한국만의 버전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데스노트'의 일본 공연은 4월 도쿄 닛세이극장, 5월 오사카 우메다 예술극장까지 이어진다. 홍광호, 김준수의 캐스팅으로 많은 화제를 모은 한국 공연은 오는 6월 20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첫 라이선스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데스노트' ⓒTsugumi Ohba, Takeshi Obata/Shueisha Original Production by Horipro Inc.]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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