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도쿄(일본), 김유진 기자] 최근 국내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가 됐던 작품은 아마도 '데스노트'일 것이다. 6월 한국 초연에 앞서 일본 도쿄에서 첫 선을 보인 '데스노트'의 공연 소식이 다시 한 번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2003년부터 슈에이샤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 '데스노트'(원작 오바 츠구미·만화 오바타 타케시)는 현재까지 세계 누계 발행부수 3000만부 이상 판매를 기록한 것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대만과 홍콩 등 세계 35개국에서 번역 발행된 인기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뮤지컬로 만들어진 '데스노트'는 일본 유명 엔터테인먼트회사 호리프로(Horipro Inc.)가 제작에 나섰고,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세운 자회사 씨제스컬처 역시 함께 손을 잡았다. 또 신국립극장 예술감독을 역임한 일본 공연계의 거장 쿠리야마 타미야가 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키웠다.
뮤지컬의 내용은 이름이 적히면 죽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우며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이에 맞서는 명탐정 엘(L)의 두뇌 싸움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미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제작됐던 '데스노트'는 뮤지컬로 재탄생하며 스토리는 물론, '핵심'으로 볼 수 있는 음악에도 공을 들였다. '지킬앤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등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보니 앤 클라이드'의 아이반 멘첼이 각본에, '카르멘'의 잭 머피가 작사를 맡았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야가미 라이토 역에는 일본에서 주목받는 젊은 연기파 배우 우라이 켄지와 가키자와 하야토가 더블캐스팅 됐고, 엘(L) 역은 영화, 드라마로 얼굴을 알려온 코이케 텟페이가 맡았다. 사신(死神) 렘과 류크 역은 하마다 메구미와 요시타 코타로가 연기하며, 특히 영화 '데스노트'에 이어 뮤지컬에서도 라이토의 아버지 야가미 소이치로로 등장하는 카가 타케시의 모습도 눈에 띈다.
지난 15일 일본 도쿄 닛세이극장에서 만난 '데스노트' 공연장은 총 1200석에 가까운 객석이 빈자리 없이 거의 꽉 들어차며 팬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데스노트' 일본 공연에는 사실 화려한 무대장치 같은 '볼거리'는 적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과 대사, 스토리 속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이를 만회해 준다. 극 중반 이후 원형의 회전 무대에서 테니스 대결을 펼치며 서로가 가진 의심과 의문의 단서를 찾으려는 모습이나, 부두의 창고에서 마주하며 대립하는 라이토와 엘(L)의 대립구도가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관객들에게 인간의 존엄한 생명, 그에 따른 정의에 대한 뚜렷한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도 '데스노트'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데스노트'로 인간의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 사신 류크의 마지막 대사인 "마치 신이 된 양 사람을 마구 죽이더니 결국 마지막엔, 너무나 인간답게 처참히 뒈지는군. 아무것도 안 남아, 아무 의미도 없고. 정말 이런 게 제일 재미없단 말야"라는 대사가 이를 증명한다. 출연진들의 굵고 강렬한, 때로는 거친 말 속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조용한 울림을 준다.
'데스노트'의 일본 공연은 4월 도쿄 닛세이극장, 5월 오사카 우메다 예술극장까지 이어진다. 이어 홍광호, 김준수의 캐스팅으로 많은 화제를 모은 한국 공연은 오는 6월 20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첫 라이선스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공연문의 : 1577-3363 (클립서비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데스노트' ⓒ Tsugumi Ohba, Takeshi Obata/Shueisha Original Production by Horipro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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