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 조용운 기자] '천재의 대결'은 한 그라운드에 같이 서기만 해도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인천과 서울은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5라운드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이 전반 박주영의 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인천의 김인성이 동점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연출하는 경인더비는 이날 더욱 특별했다. 과거 한국축구를 대표했던 천재인 이천수와 박주영이 나란히 선발 출전하며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둘을 향한 사령탑의 응원도 줄을 이었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오늘 터졌으면 좋겠다. 자신감까지 올라가면서 이제 75% 정도 몸이 올라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천의 김도훈 감독도 이천수를 향해 "과거에 워낙 잘했던 만큼 지금도 같은 기대를 하는 것 같은데 이천수는 눈에 보이지 않게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조금 더 욕심을 내줬으면 한다. 도움보다 이천수의 골을 보고 싶다"고 당부했다.
먼저 환호한 쪽은 박주영이다. 박주영은 전반 9분 에벨톤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상대 유현 골키퍼가 박주영의 킥 방향을 정확하게 맞춰 몸을 날렸으나 힘이 더 실리면서 골망이 출렁였다.
골을 넣은 박주영은 2008년 4월6일 광주 상무전 이후 2562일 만의 K리그 무대서 기도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서울 선수들도 박주영의 득점에 함께 기뻐했다.
골을 넣은 박주영은 더 의욕적으로 상대 수비수와 공중볼 싸움을 하고 넓게 움직였지만 아쉽게도 경기력은 75%의 수준이었다. 상대 수비를 위협할 장소에서 번뜩임은 부족했고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유효슈팅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이천수는 박주영처럼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여전한 에이스의 면모를 보였다. 왼쪽 측면을 부지런히 움직인 이천수는 전반 중반 이후 인천이 주도권을 잡기 시작하며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과감한 돌파와 패스, 크로스는 서울의 수비를 괴롭혔다.
후반 5분 처진 인천의 동점골도 이천수의 장기가 잘 발휘됐다.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이천수는 문전으로 날카롭게 감아올려 서울의 수비를 흔들었다. 이천수의 정확한 킥은 케빈의 머리를 맞고 김인성의 골로 연결되며 여전한 무기임을 과시했다.
[사진=이천수(왼쪽)와 박주영 ⓒ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