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경기였다. 헨리 소사(30)라는 앞문은 튼튼했으나, 뒷문과 방망이가 아쉬웠다.
LG 트윈스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첫번째 맞대결에서 8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소사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연장혈투 끝에 패배했다.
기뻐할 수도 그렇다고 슬퍼할 수도 없는 경기였다. 확실한 에이스를 얻었고, 불안요소들을 동시에 확인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소사는 2회초 구자욱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6회초에도 나바로에게 솔로포를 허용했으나, 그게 끝이었다. 시속 153km까지 찍히는 직구는 삼성 타자들도 쉽게 손을 대지 못했다. 여기에 123km까지 떨어지는 커브와 포크가 섞이자 경기는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제구도 좋았다. 지난 시즌 가장 큰 단점으로 제구력이 꼽혔던 소사는 이번 경기에서 10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76개의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고 볼은 31개에 불과했다. 볼넷도 단 2개에 그쳤다. 여기에 튼튼한 어깨는 투구수 100개를 가뿐히 넘겼다.
소사가 8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LG의 뒷문은 2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9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정찬헌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결국 10회 만루 상황에서 봉중근에게 마무리를 맡겨야 했다. 결국 소방수 봉중근이 불을 끄는데 실패했고 경기는 3-7 패배였다.
더욱 아팠던 것은 두번의 만루 찬스였다. LG는 5회와 8회 나온 1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의 밀어내기 사구를 제외하면 자력으로 따낸 점수가 없었다.
특히 믿었던 '큰형님' 이병규(9), 이진영, 그리고 4번타자 이병규(7)가 모두 기회를 날렸다는 것도 아쉬움을 더 크게 만들었다.
물론 139경기가 남은 현재 LG를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LG는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였다. 서서히 온도를 높이다가 남들이 지친 여름에 끓기 시작해 승수를 쌓았다. 그러나 2경기 연속 무너진 팀의 마무리와 식어버린 방망이가 안타까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 ⓒ 잠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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