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다음에 시도될 뮤직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도전이었다.
지난 27일 막을 내린 엠넷 뮤직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는 귀가 먼저 반응하는 음악 드라마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김원준의 '쇼'로 시작해 '쇼'로 끝난 '칠전팔기 구해라'는 즐거운 음악쇼를 그려냈다. '슈퍼스타K'를 연출한 PD들의 드라마 답게 귀를 즐겁게하는 음악들과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재미는 탁월했지만 스토리적인 측면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슈퍼스타K2' 슈퍼위크에서 통편집을 당한 이들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다. 익숙한 화면과 출연진들은 재미를 낳았다. 절묘한 편집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여러차례 좌절을 맛본 '미생'들의 도전에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었다. 신곡을 받는 대신에 리메이크곡으로 버스킹과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인기를 끌기 시작하는 모습은 몇몇 신인 그룹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칠전팔기 구해라'의 미덕은 즐거운 음악과 출연진들의 호연이었다.
뮤직드라마답게 귀에 익은 명곡들의 리메이크들은 훌륭했다. 특히 이승환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패닉의 '정류장'등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의 곡들로 귀를 사로 잡았다. 소녀시대의 곡을 리메이크한 오프닝곡 '힘내'도 좋았다.
출연진의 절대 다수가 가수로 구성됐다. 드라마의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었지만 뮤직 드라마이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매회 색다른 리메이크곡을 소화하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배우지만 가수로도 활동했던 히로인 민효린을 비롯해 실제 가수인 B1A4의 진영, 슈퍼주니어 M 헨리, 울랄라 세션의 박광선, 유성은까지 모두 잘 녹아들었다. 곽시양은 담담한 저음으로 연기자지만 자연스럽게 극에 스며들었다.
이들은 기대이상의 감정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민효린은 사랑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넘어지고 망가지는 구해라로 변신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1인 2역을 맡은 진영도 마찬가지였다. 극 초반 세찬역의 진영이 선보였던 교통사고 신은 많은 호평을 받았다. 첫 드라마 주연작인 '칠전팔기 구해라'를 통해 감정 불합격자로 변신한 곽시양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수로 먼저 만났던 박광선, 유성은, 헨리도 숨겨진 끼를 드러냈다.
자칫 가볍기만 할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잡아준 심형탁은 히든카드나 다름없었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심형탁 덕분에 드라마는 더욱 유쾌하게 흘러갈 수 있었다. 명품 연기의 1인자 장영남과 코믹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의 박희진도 마찬가지였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역시 12부작동안의 스토리다. 어렵지 않은 감정선을 갖고 이어져 왔기에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장점은 갖고 있었으나 주요 출연진의 삼각관계와 황제 엔터테인먼트의 방해공작들이 주를 이루며 다소 단순하게 흘러간듯한 아쉬움을 주었다.
다만 뮤직드라마라는 정체성과는 완벽하게 부합해 진행이 되었던만큼, '칠전팔기 구해라'를 통해 축적된 경험을 통해 다음에 시도될 뮤직 드라마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칠전팔기 구해라'ⓒ엠넷 방송화면]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