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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달라진 KIA, 진화한 이범호 "준비 많이 했다"

기사입력 2015.03.24 07:00 / 기사수정 2015.03.24 00:3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개인의 명예, 팀의 영광. 이범호(34,KIA)에게 올 시즌이 중요한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어느덧 프로 16년차. 처음으로 빛을 봤던 한화 시절 그리고 짧았던 일본 진출과 한국 복귀, KIA 입단. 뒤돌아보면 쏜살처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 이범호는 30대 중반이 됐다. 앞보다는 뒤를 봐야 하는 나이다.

물론 책임감의 무게는 해가 갈 수록 늘어나고 있다. 2년 연속 주장 완장을 가슴에 달았고, 생애 두번째 FA를 앞뒀다. 소속팀은 하위권 탈출을 목표로 반전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그는 "부담은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어느때보다 가뿐하게 출발선상에 선 이범호에게 2015시즌을 앞둔 소감을 물었다.

-KIA 선수단 분위기가 참 좋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에 선수들을 배려해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너는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다', '너는 이러이러한 역할을 맡고 있으니까 부상 당하지 말고 뛰어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모두에게 해주신다. 또 늘 '컨디션 괜찮아? 안좋으면 쉬면서 해'라고 콘트롤을 해주시니까 선수들의 생각 자체도 달라졌다. 고참들도 그렇고, 어린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전패를 하고 귀국하는 바람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정말 걱정을 하나도 안했다. 캠프의 승패를 왜 걱정하겠나. 이기려고 아둥바둥할 필요가 없다. 지는게 더 낫다. 감독님이 '어린 애들 공 던지게끔 해봐야지. 고생했는데'라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이다. 캠프에서 기회를 주면 뒤탈이 없다. 일부 선수들이 '나에게는 기회도 안준다'고 불평불만 하는 것도 줄어든다. 오히려 '내가 2군에서 열심히 하면 불러줄거야'라는 믿음이 생긴다."

-역시 승패는 관련 없지만, 시범경기는 좋은 분위기 속에 마무리가 됐다.

"우리가 5연패를 하는 중에도 미팅을 소집해서 못한 점을 지적하지도 않으셨다. 계속 '우리는 괜찮다. 잘하고 있다. 실책만 없이 해야할 플레이를 해보자'고 강조하신다. 오히려 선수들이 '미팅을 안해도 되나' 걱정했다(웃음). 우리 스스로 깨닳는 부분이 많았다. DNA가 달라진 것 같다."

-올해가 가장 마음이 편한가. 편안해 보인다.

"심적으로는 올해가 가장 좋은 것 같다. FA로 온 후 첫해에는 조금 부담스러웠고, 지난해까지는 부상 때문에 썩 좋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몸 상태가 괜찮다. 다만 많은 배려를 받고 있어서 부담감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더 잘해서 보여드려야 하는데'라는 마음가짐을 자꾸 갖게 된다."

-2년 연속 주장이다. '캡틴'으로서는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나. 싫은 소리도 가감없이 하는 편인가.

"싫은 소리를 할 때는 한다. 예의를 따진다. 야구를 잘하는게 문제가 아니다. 예의부터 갖추고 선수가 선수다워야 한다. 개인만 생각하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좋은 선수가 아니다. 물론 내가 먼저 예의를 갖추면 후배들도 예의를 갖춰준다. 연차 차이가 있으니 어린 선수들은 바로 혼내지 않고 나지완, 윤석민 같은 중간급 선수들을 통해 이야기를 건넨다. 주눅들고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강한울, 황대인 같은 신예 선수들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울이도, 대인이도 잘할 것 같다. 둘이 성격은 정반대다. 한울이는 한마디로 하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기만 잘하면 된다는 마인드가 있다. 맞는 생각이다. 어린 친구들은 팀 전체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고참들이 코칭스태프와 상의하며 팀이 굴러가는거지, 어린 선수들은 자기 맡은 바만 열심히 하면 그게 팀에 보탬이 된다. 대인이는 향후 몇년 안에 좋은 타자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타자가 될 수 있을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수비, 공격 다 내가 어릴 때 보다 훨씬 잘한다. 또 무엇보다 어른스러우면서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좋다. 대인이는 올해 최대한 1군에서 버티려고 노력해야 한다."




-두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당연히 중요한 시즌이다.

"FA 부담감을 갖고 경기를 뛰지는 않는다. 다만 달라진 모습,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그래야 선수로서 내 가치도 올라간다. 안타 더 치고, 홈런 더 치면 좋겠지만 그건 무조건 되는게 아니다. 더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 긍정적으로, 스트레스 안받으려고 한다."

-KIA에서 벌써 4년을 뛰었다. 이전까지는 특별한 연결고리가 없는 팀이었는데, 이제는 'KIA맨'이라는 생각이 드나.

"그럼. 당연하다. KIA에서 오래 뛰다보니 내가 이 팀에 많이 적응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예전부터 해왔던 생각이다. 더욱이 지금 팀이 좋은 시기다. 코칭스태프도 많은 변화를 주려고 하니까. 나는 당연히 KIA 선수다."

-한화 시절에는 '철인'으로 불렸다. 연속 경기 출장 기록도 가지고 있었다. 반면 KIA에서는 부상으로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스스로도 답답했을 것 같다.

"올해는 정말 웨이트를 많이 했다. 준비를 철저히 했다. 올해 아프면 내 스스로 너무 화가 나고, 열이 받을 것 같다. 그 정도로 열심히 했다. 몸을 탄탄하게 만든다는 느낌으로 가꿨다.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럼 주루에 대한 부담도 줄었나.

"요즘은 없다. 작년까지는 부상 부위가 뛸 때마다 신경이 쓰였다. 두려웠다. 이제는 뛰어보면 '괜찮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주루코치님이 도루 5개를 시즌 목표로 잡아주셨다(웃음). 그정도는 하지 않을까."

-윤석민의 복귀가 주장으로서 반가울 것 같다.

"사실 걔는 돌아온 것 같지가 않다(웃음). 계속 팀에 있었던 것 같고, 어디 안좋아서 1년 쉰 것 같을 정도다. 석민이가 어린 투수들을 관리도 해주고, (양)현종이랑 이야기 많이 하는 것을 옆에서 보면 참 좋다. 있는 것과 없는게 다르다. 시범경기에서 석민이가 홈런을 맞은 후에 '윤석민이 홈런을 다 맞냐'고 선수들끼리 놀리고 그랬다. 이런 투수가 있다는게 참 든든하다."

-팀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윤석민과 양현종이 있다. 또 신인급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진지하게)나는 잘될 것 같다. 내 입으로 당연히 좋다고 이야기할거라 생각하시겠지만, 다른 팀들과 한번 정도 붙으면 해볼만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하려고 한다. 김기태 감독님이 '어느팀이든지 50승 50패는 한다. 이제 44경기 중에 22승을 하느냐 못하느냐의 싸움이다'라고 말씀하신다. 나도 동의한다. 그렇다면 22승을 거두기 위해서는 분위기 싸움이 필요하다. 연패에 빠졌을때 어떻게 치고 올라가느냐는 팀 분위기에 달렸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 팀의 분위기가 긍정적이라 가능성이 있다. 다른팀들이 지금 방심하고 있는게 우리에게는 좋은 것이다."

-기대해도 좋을까.

"솔직히 올해 팬들에게 다른 말은 못드려도, 아마 재미나는 시즌이 될거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다. 중계 시청률이 3%까지 올랐으면 좋겠다(웃음). 시즌 초반에만 생각대로 된다면 올해 결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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