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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인사이드] 2015 걸그룹 대전 재점화, 진화일까 답습일까

기사입력 2015.01.13 07:37 / 기사수정 2015.01.13 07:37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걸그룹 새판 짜기가 2015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해 걸스데이, 에이핑크, 씨스타, 시크릿 등이 소녀시대, 원더걸스의 뒤를 이어 음원차트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소녀시대, 원더걸스가 만들어온 성공 공식을 따라가는데 그쳤을 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처럼 절대 강자 없는 '걸그룹 춘추전국시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걸그룹이 쏟아져 나오며 '제2의 소녀시대' 자리를 놓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SM엔터테인먼트다. SM이 지난해 8월 에프엑스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레드벨벳은 SM 후광효과에 힘입어 데뷔와 동시에 유례없는 관심을 받으며 팬덤을 형성했다. 발랄함이 느껴지는 '행복'부터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be natural'까지 상반된 느낌의 곡을 선보이며 다양한 장르의 소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소문만 무성하던 '울림 걸그룹' 러블리즈도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였다. 데뷔를 앞두고 멤버 서지수와 관련한 루머로 홍역을 치렀지만, 나머지 7인 멤버들은 데뷔곡 '캔디젤리러브'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베일을 벗은 러블리즈는 미소녀 걸그룹을 표방했다. 파스텔톤의 교복에 하얀색 단화를 매치해 상큼한 소녀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시크릿의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도 올해 가장 처음 7인조 신인걸그룹 '소나무'를 선보였다. 평균키 168cm, 평균 나이 18.7세의 소나무는 '청순한 외모의 소녀들이 파워풀한 군무를 펼친다'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내세웠다. 힙합곡을 타이틀로 했지만, 수록곡 '아낌 없이 주는 나무' 무대를 통해 청순미 가득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레드벨벳과 러블리즈의 공통분모는 '섹시'보다는 어린 나이에 걸맞은 '건강한 발랄함'이다. 데뷔와 동시에 섹시 코드를 선보인 걸그룹은 많이 없었지만, 활동하면서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 선택하는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가요계에서는 2015년 신인 그룹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대중에게 매력을 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섹시 이미지를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이전의 청순한 콘셉트를 소화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에이핑크의 성공을 거울 삼아 관능미보다는 걸그룹만이 가진 청순미를 강조하는 그룹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올해도 대형기획사에서 오랫동안 준비기간을 걸친 걸그룹들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콘셉트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레드벨벳, 레블리즈, 소나무와 다른 궤적을 그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들은 연습생 신분임에도 소속 선배가수들의 무대에 함께 오르거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데뷔 전부터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양현석 YG 대표는 새 걸그룹의 콘셉트를 '힙합하는 소녀시대'로 구상했다. 지드래곤의 '그XX'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김제니와 에픽하이 '헤픈 엔딩'과 하이수현의 '나는 달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김지수 등이 YG걸그룹 멤버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YG 선배 가수들에 비해 뛰어난 비쥬얼을 자랑하며 평균 연령 17세, 한국어는 물론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브 걸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런 걸그룹 '씨엘씨(CLC)'는 큐브에서 지난 2009년 포미닛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이자, 최초로 시도하는 다국적 그룹이라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식스믹스도 올 상반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일찌감치 멤버로 점쳐졌던 J리나는 선미의 '보름달' 피쳐링으로 무대에 오르며 눈도장을 찍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새로운 걸그룹에 대해 "섹시하거나 강렬한 콘셉트는 오히려 소화하기 쉽지만 이미지가 굳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노출에 대한 피로감이 있어 당분간 걸그룹들은 수수한 모습으로 팬들을 만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아이돌에게 실력이란 이미 필수요건이 됐다. 기획사들은 다양한 취향을 지닌 대중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재능을 갖춘 멤버들로 팀을 꾸리며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췄다. 이에 대형 기획사의 강력한 기획력까지 더해져 신인 대결구도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했다.

하지만 수많은 아이돌이 나온다고 한들 큰 인기를 얻는 것은 소수의 팀에 해당한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여러 장의 앨범을 통해 구체적인 여성적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면서 팬덤을 넓혀 나간 것처럼 새로운 걸그룹도 결국에 각팀에 맞는 전략을 세워 나가야할 것이다.

이에 한 가요관계자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는 연관 검색어마냥 연결지을 수 있는 상징적인 것들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걸그룹은 그런 것이 없다. 섹시도 청순도 결국은 그 그룹을 알리는 이미지 일뿐"이라며 "음원차트 올킬 했다고 해도 솔직히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대다수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 이미지와 퍼포먼스에만 치중돼 있다는 게 한계점이다"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존하는 걸그룹은 1,2세대의 계보를 이었으나, 이들에 비하면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팬층이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전국민 히트송을 만들 수 있느냐가 국민 걸그룹의 요건이 될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 엑스포츠뉴스 DB-TS-YG-Mnet 방송화면-큐브-SM-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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