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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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폐지설 '아빠 어디가', 곁눈질하다 길을 잃다

기사입력 2014.12.03 09:38 / 기사수정 2014.12.03 12:02

'아빠 어디가'가 폐지 위기에 놓였다 ⓒ MBC
'아빠 어디가'가 폐지 위기에 놓였다 ⓒ MBC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또 다시 위기에 놓였다.

지난 2일 '일밤-아빠 어디가'는 폐지설에 휩싸였다. 한 매체는 '아빠 어디가'가 현재 방송 중인 시즌2를 마지막으로 폐지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MBC 예능국은 최근 ‘아빠 어디가' 시즌3의 PD를 배정했다가 취소했으며 시즌3 출연진 섭외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MBC 측은 폐지설에 대해 말을 아꼈다.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빠 어디가' 폐지와 관련해 확정된 것이 전혀 없다.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MBC는 '아빠 어디가' 시즌3를 기획할지, 현재의 체재를 유지할지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폐지설에 휩싸이기는 했지만 '아빠 어디가'는 몇 년간 계속된 ‘일밤’의 암흑기를 이겨내게 해준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여러 코너들이 저조한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단기간에 사라지는 상황에서 단비처럼 등장했다. 이후 아빠와 아이들이 1박 2일의 오지 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로 출연진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냈고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가하면, 중국에 포맷을 수출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성동일·성빈, 김성주·김민율, 안정환·안리환, 류진·임찬형, 윤민수·윤후, 정웅인·정세윤 부녀(자)로 꾸려진 시즌2 역시 시즌1의 인기를 이어받을 거라 예상됐지만 고비가 찾아왔다. 비난 여론을 딛고 캐스팅 된 한 멤버가 과거의 부적절한 언행에 결국 발목을 잡혀 자진 하차했고 시청자의 반응은 냉담해졌다. 이후 정웅인 세윤 부녀를 투입해 인기몰이에 성공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기획의도에서 벗어나 개별 여행이 주를 이뤄 재미와 감동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아빠들의 불화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각종 논란 속에서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하락세를 탔고 초기 ‘아빠 어디가’의 아류작이라 평가받은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함께 여행에 나서 시청률 반등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2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현재 '아빠 어디가'는 폐지 논의의 대상이 될 정도로 최대의 위기에 놓여 있다. '아빠 어디가'의 장점은 아빠들과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데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감동과 재미에 있었다. 하지만 각각의 아빠와 아이가 개별로 시간을 보내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인기를 끌자 오히려 이를 곁눈질 하듯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포맷과 동일한 방식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세윤의 동생 다윤이의 분량이 늘어난 부분도 평균 연령이 낮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의식한 결과로 보였다.

멤버들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팀을 나눠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고유의 색깔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아닌 경쟁 프로그램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긴 어려웠다.

허나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했다. 충북 피화기 마을로 여행을 떠난 지난주 방송분을 좋은 본보기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멤버들의 '케미'와 각각의 캐릭터를 다시 살려나간다면 위기를 헤쳐나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함께 어울리는 여행에서 비롯되는 화학작용과 공감 요소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으로써는 MBC가 '아빠 어디가'를 폐지할지, 시즌3를 준비할지 안개 속에 있다. 육아 예능의 원조답게 위기를 극복하고 '아빠 어디가'만의 색깔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박수칠 때 떠나기 위해 폐지라는 강수를 둘 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폐지든 시즌3든 당분간 '아빠 어디가'의 초심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반등의 기회를 잡고 유종의 미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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