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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유임' KIA의 선택, 얼마나 옳았을까

기사입력 2014.10.20 06:33 / 기사수정 2014.10.19 22:03

나유리 기자
KIA 타이거즈 선수단 ⓒ 엑스포츠뉴스DB
KIA 타이거즈 선수단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선동열'이었다. 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 하에 선동열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이 쥐어졌다.

NC와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한창이던 19일 오후. KIA가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급작스러운 소식을 발표했다. 바로 올 시즌 종료 후 임기가 끝난 선동열 감독과의 재계약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KIA와 2년 총액 10억 6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2011시즌 종료 직후 선동열 감독이 KIA에 부임했다. 해태 타이거즈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 그리고 감독으로서도 우승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시즌동안 KIA가 거둔 성적은 5위, 8위 그리고 다시 8위였다. 올 시즌 중반까지만해도 4강 가능성이 있다고 점쳐졌지만, 끝내 4위에 올라보지도 못한채 지난해와 같은 8위로 페넌트레이스를 종료했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최강 불펜'

KIA는 고질적으로 불펜 문제에 시달리던 팀이었다. 2009시즌 통합 우승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은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유동훈이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곽정철, 손영민, 유동훈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필승조가 있었기 때문에 불붙은 타격과 더불어 V10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로 제자리 걸음이었다. 손영민의 임의탈퇴, 곽정철의 군 입대 그리고 유동훈은 부진과 부상에 힘겨워하다 올 시즌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 KIA의 필승조를 살펴보면 심동섭, 최영필, 송은범, 김태영, 어센시오 정도다. 이중 어센시오는 외국인 투수 그리고 최영필은 불혹을 넘긴 나이인데다 김태영 역시 부상 이력을 가진 2차 드래프트 수혜자다. 또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한 송은범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기복이 있는 상태이고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한다. 결국 신인으로 KIA에 입단해 필승조로 불릴 수 있을만한 잠재력과 실력을 가진 선수는 현재 1군에 심동섭이 유일한 셈이다. 

이와중에 선발진까지 무너졌다. 올 시즌 개막부터 마지막까지 KIA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투수는 양현종과 임준섭이 유이하다. 김진우는 개막 전부터 부상에 발목이 잡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에이스' 윤석민이 미국행을 선택한 이후 KIA의 마운드는 더욱 더 초라해졌다.

선동열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선동열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광주의 SUN', 명예회복 가능할까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투수 중 한명으로 불리는 선동열 감독이 고향팀인 KIA에서 제대로 된 투수를 키우지 못했다는 것은 스스로도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포수 출신인 조범현 감독이 물러난 이후 투수 출신 선동열 감독이 부임했을 때, KIA와 팬들이 기대한 것 역시 강건한 마운드 재건이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성과는 크지 않다. 일단 팀 성적이 그것을 대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KIA는 다시 한번 선동열 감독을 선택했다. 그의 능력과 커리어에 대한 믿음만은 굳건하다는 구단 수뇌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선동열 감독의 유임 문제는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로 알려져 있었다. KIA가 최종 8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기 때문에 다시 확률이 희미해졌었지만, 구단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재계약을 마친만큼 다가올 2년은 선동열 감독 자신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팀의 재구성은 물론, 본인의 명예회복까지 달려있기 때문이다. 재계약 사실이 알려진 직후 한 KIA 관계자는 "구단에서 재계약을 결심한 이유는 선동열 감독이 팀내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팀 체질 개선, 리빌딩을 해야하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모험을 하기 보다는 현재 지휘봉을 쥔 선 감독과 함께 가는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력 약화는 피할 수 없다

선동열 감독은 이제 KIA의 리빌딩이라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리빌딩 역시 쉬운 길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전 키스톤 콤비인 김선빈과 안치홍이 올 시즌 종료후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또 송은범 등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들과 해외 포스팅 자격을 갖추고 있는 '에이스' 양현종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변수가 됐다. 결국 올 시즌보다 다음 시즌 전력이 더욱 약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나마 유일한 위안은 신인들이다. 올 시즌 KIA는 강한울, 박준태, 박찬호 등 새 얼굴들에게 경기 출전 기회를 주며 1군 경험을 쌓게 했다. 또 2015시즌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선택한 경기고 황대인의 성장 속도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KIA는 오는 26일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재계약을 마친 선동열 감독도 명가 재건 구상에 나선다. 다시 한번 선동열 감독의 손을 잡은 KIA의 선택은 얼마나 옳았을까. KIA의 2015시즌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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