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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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엇나간 계산, 끝내 웃지 못한 노경은

기사입력 2014.10.18 11:03 / 기사수정 2014.10.18 11:03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노경은은 끝내 웃지 못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사령탑 송일수 감독의 지휘 아래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한 두산 베어스가 쓸쓸한 가을을 보내게 됐다. 두산은 59승1무64패(승률 0.456) 6위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두산은 5월 불방망이를 앞세워 승승장구했으나 6월부터 시작된 부진에서 빠져 나오질 못했고 끝내 가을야구 진출 티켓을 얻지 못했다.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기대했던 노경은의 부진이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노경은은 올시즌 29경기에 등판해 3승15패 평균자책점 9.03을 마크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으며 팀 마운드를 이끌어 온 토종 에이스의 모습은 오간데 없었다.

4월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28을 마크한 그는 5월7일 사직 롯데전(3⅔이닝 7실점)을 시작으로 마운드 위에서 버티지 못했다. 이후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컨디션 회복에 힘썼으나 좀처럼 예전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그는 7월1일 광주 KIA전 이후 승패 없이 물러나거나 패만 쌓았다.

빠른 볼과 변화구 위력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는 평이 따랐다. 경기가 잘 안 풀리면서 선수 스스로도 자신감을 많이 잃은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송일수 감독은 “노경은의 문제는 기술보다 정신적인 부분이다. 노경은이 없는 두산은 상상해 본적이 없으며 2군에 노경은을 대체할 선수도 없다”는 말로 그의 부활을 기대하며 계속 기용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노경은을 계속 마운드에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4위 싸움을 해야했던 두산에는 노경은을 대신해줄 자원이 없었고, 노경은이 무너졌을 때를 대비한 플랜 B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노경은은 시즌 내내 제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게 됐다. 두산의 대처가 늦은 사이 마운드 전체가 흔들렸고 무너졌다.

선수의 부진을 오로지 코칭스태프 탓으로 돌리긴 어렵지만, 뒤돌아보면 두산 코치진이 노경은의 부진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노경은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충분하게 회복될 시간을 주고 '자가회복'이 되도록 도왔어야 하지 않느냐는 점이다. 부진이 진행된 6월쯤 2군으로 내려가 여유를 갖고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면 지금과 같은 엔딩을 맞지는 않지 않았을까. 결과론적이지만 그랬다면 8~9월 승부처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되면서 4강 싸움에서도 두산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을 거라는 지적이 많다.

비록 올시즌 부진했으나, 내년에는 자기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다. 노경은이 살아야 두산이 산다. 그런데 문제는 시즌 마지막까지 마운드에 올라 두들겨 맞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자칫 '자신감 상실' 이라는 깊은 늪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노경은은 사실상 순위 싸움이 끝난 뒤에도 특별한 보직 없이 마운드에 올랐고, 매번 고개를 숙였다. 10월 4경기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은 무려 16.62를 마크했다.

송일수 감독은 군입대를 앞둔 이용찬을 대신해 내년 시즌 노경은을 마무리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노경은을 시즌 마지막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등판시켰다. 그러나 과연 이게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이미 자신감이 결여되고 최악의 시즌을 보내면서 심적으로 지친 노경은은 자신감을 되찾기보다 연거푸 고개 숙일 뿐이었다.

한 해설위원은 “지금 노경은에게 1,2경기를 더 던지는 건 의미 없어 보인다. 노경은은 훈련이 부족해서 시즌을 망친 게 아니다. 스스로 돌아보고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계속 등판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찾으면 좋지만 오히려 안 좋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고개를 숙이는 건 팀이 아닌 노경은이다”라고 지적했다.

29경기 109⅔이닝 110 자책점 평균자책점 9.03. 소화 이닝보다 자책점이 많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낙제점의 성적표는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같이 만든 결과다. 두산은 실패한 ‘2014 노경은’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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