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드라마가 연출되는 데 중요한 것은 장소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며 핵심적인 순간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광종호의 금빛 드라마에도 중요한 장소가 두 곳 있었다. 바로 파주와 라커룸이었다. 소통과 훈련의 매개체였던 두 곳은 역사적인 금메달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1일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장 접전 끝에 북한을 1-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오랜 갈증을 해소했다. 1986년 서울 대회 금메달 이후 28년 만에 축구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나왔다. 유독 아시아 무대에서 작아졌던 아시아의 호랑이는 이번 만큼은 기를 확실히 폈다.
이광종호의 금빛 질주는 그라운드 위에 쓰였다. 하지만 파주와 라커룸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기간동안 대표팀은 파주에서 훈련과 숙식을 해결했다. 홈의 이점이 작용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와일드카드 3인방의 행보가 대표팀을 다독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주호(마인츠), 김신욱, 김승규(이상 울산)는 솔선수범했다. 선수들에게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후배들의 긴장 끈을 잡아주기도 했다. 아파도 함께 같이 했고 직접 나서서 이끌어주면서 대표팀이 결승까지 진출하는 데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다.
이종호(전남)는 지난 4강전이 끝나고 "다들 모여서 와일드카드 형들이 '준비를 잘해서 더 절실하게 경기에 임하자'고 마음을 다 잡아줬다"고 라커룸 풍경을 전한 바 있다.
결승전이 끝나고 나서는 김승규가 마음 씀씀이가 두둑했던 와일드카드들의 행적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김)신욱이형, (박)주호형과 조깅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신욱이형은 쉬어야 하는데 나를 위해 기도도 많이 해주고 선수들을 이끌려고 밖에서 같이 조깅도 해줬다. 주호형도 진짜 열심히 뛰어주고 했다"며 말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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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