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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 데뷔 첫주 1위 부담 털고…제2의 '비꾸방' 향해(인터뷰)

기사입력 2014.08.23 22:54 / 기사수정 2014.08.23 22:54

한인구 기자
위너는 '데뷔 첫 주 음악 방송 1위' 등 새로운 기록을 써가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위너는 '데뷔 첫 주 음악 방송 1위' 등 새로운 기록을 써가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안녕하세요." 얼굴엔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전날(21일) '엠카운트다운' 데뷔와 동시에 1위에 오른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보였다. 높아진 관심만큼이나 분주히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위너(WINNER)다.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22일 만난 위너는 사인회 등의 일정을 앞두고 있었다. 감기 기운으로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은 남태현을 제외한 강승윤, 이승훈, 송민호, 김진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1위를 하지 못해도 다시 도전해서 할 수 있는 것이었죠. 전혀 기대하지 않아 엄청나게 울컥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강승윤) 위너는 데뷔 무대에 이어 정상을 차지했다. 신인그룹으로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위너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 조차 생각날 겨를이 없을 정도로 꿈만 같은 '사건'이었다. "부모님이 청심환 드시고 '엠카운트다운'을 보셨다고 하더라고요."(김진우) 위너는 방송 후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으며 축하 자리를 대신했다고 했다.

"어제 (강)승윤이가 무슨 소감을 말했는지, 승윤이도 모르고 저희도 몰랐어요. 'WIN'이었을 때는 형제 같은 B팀이 떨어져서 미안했지만, 어제는 마냥 기뻤고 행복했어요."(송민호) 앞서 위너는 WIN A팀으로 B팀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데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WIN'에서 살아남은 A팀은 위너로 성공을 써내려가고 있지만, 이들에게 B팀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이에 이승훈은 "B팀 친구들, 너희가 없었다면 우리가 없었어. 어서 함께 무대에 서자"라고 다 하지 못했던 소감을 전했다.

강승윤은 '엠카운트다운'에서 순위 발표 전 블락비 피오와 송민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피오 선배님과 민호가 두 손을 꼭 잡고 1위 발표를 기다리더라고요. 보면서 뭉클했어요."(강승윤) 송민호는 피오와 고등학생 때부터 절친한 사이였다. 두 사람은 랩을 좋아했고, 함께 가수 지망생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그러나 같은 팀에서 데뷔할 수는 없었다. 블락비와 위너로 같은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지훈이(피오)와 꼭 같은 무대에서 같이 하자고 했는데, 어제 그 꿈을 이뤘어요. 1위를 기다리며 손을 잡고 눈을 보고 대화했죠."(송민호) 강승윤은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감동적인 재회"라고 했다.

위너는 윈 B팀에 대해 "숙명적인 라이벌"이라고 표현했다. 태생적으로 위너는 윈 B팀과 떼어놓을 수 없어서다. 흔히 위너와 B팀의 사이를 좋지 않을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위너는 이 같은 의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해 나아가는 관계죠. 저희가 긴장을 풀면 그 친구들이 치고 올라올 것 같아요."(강승윤) 또 위너는 언젠간 B팀과 함께 콘서트를 하는 꿈이 있다고 했다.

위너는 데뷔앨범 '2014 S/S'를 지난 12일 발표했다. 총 10곡 중에 '공허해'와 '컬러링'을 타이틀로 삼았다. 위너는 '끼부리지마'를 제외하고는 모든 곡을 직접 작업했다. 한 두 곡이 담긴 싱글앨범으로 가요계에 문을 두드리는 여느 신인과 달리 위너는 1년 가까이 준비한 것이다. 음원 공개 뒤 '공허해'는 곧바로 주목받았고, 국내를 포함해 아시아권 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그러나 이른 시일에 주목받는 것은 위너에게는 적잖은 부담이기도 했다.

"너무 빨리 이룬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정신줄' 놓으면 안 될 것 같았죠. '다음에 1위를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부담감도 생겨요."(강승윤) 화려한 첫 출발 만큼이나 위너에게는 어깨 위의 짊어진 무게도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웅크리고 있었기에 좋은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지만, 주변의 시선은 조금 다르기도 했다. "신인인데 '빵' 떴다는 좋지 않은 시각도 있죠. 준비한 기간도 길고 다사다난한 일도 많았는데, 회사만 보고 '떴다'고 하셔서 서운하기도 해요."(이승훈) 리더인 강승윤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시작부터 잘되서 나중에 떨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했죠. 답은 하나였어요. 좋은 상황에서 출발했고, 더 노력하면 분명히 더 좋은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죠."(강승윤)

송민호와 피오는 끈끈한 사이로 한 무대에 섰다. ⓒ 엑스포츠뉴스DB
송민호와 피오는 끈끈한 사이로 한 무대에 섰다. ⓒ 엑스포츠뉴스DB


이승훈은 팀내 안무를 담당하고 있다. 퍼포먼스가 강조되지 않은 위너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안무에는 저작권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승훈이형이 연습실에서 피땀 흘려 안무를 만들어냈죠."(강승윤) 이승훈은 "동료들이 너무 재촉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춤을 추기 어려운 노래를 던져주니 힘들었죠. 엑소 '으르렁'이었으면 신나게 안무를 짰을 텐데…"(이승훈) 여기에 송민호는 "퍼포먼스를 먼저 생각한 곡들이 아니었어요. 제한 없이 곡을 만들어서 안무 구성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위너는 최근 등장하는 남자 아이돌과 다른 색채를 내세웠다. 눈보다는 귀를 만족하게끔 하는 음악으로 승부를 본 것이다. "경쟁하는 음악보다는 치유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이승훈) 위너가 속한 YG엔터테인먼트는 전통적으로 '힙합색'이 강했다. 양현석 대표는 앞서 "선배 그룹의 옷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며 위너에 대해 말했다. 그만큼 위너는 확연히 다른 길을 그려가고 있다. 그래도 수록곡 중 '걔 세'는 'YG스러운' 노래 중에 하나다. "일부러 패기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가사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죠."(송민호)

'YG'라는 울타리는 위너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 "회사에서 무엇을 가르쳐주기보다는 더 넓고 높은 세상을 보여주게 함으로써 느낌점들이 많죠. 정신적, 실력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했어요."(이승훈) YG를 통해 다른 신인 그룹이 겪을 수 없는 경험도 쌓았다. 빅뱅, 2NE1 콘서트 무대에 데뷔 전 오른 것이다. 그러나 위너는 더 많은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데뷔한 그룹에 비해 '적지 않은 나이'였기 때문이다.

위너는 빅뱅 이후 데뷔하는 'YG 남자 그룹'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한편 일본에서 빅뱅의 위상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는 위너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는 듯했다. "일본에 몇 번 갔을 때, 빈 시간마다 근처 식당과 옷집 등을 갔는데 '비꾸방'(빅뱅의 일본식 발음)을 다 아시더라고요. 빅뱅 후배 그룹이라고 하면 대접이 조금 달라질 정도였어요."(강승윤)

위너는 오는 9월 10일 일본에서도 데뷔한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활동할 예정이에요. 데뷔가 늦어서 그런지 모든 게 신기하고 재밌기만 하네요." 그들은 첫 인사를 활기차게 한 것과 같이 끝인사에서도 피곤한 기색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위너가 제2의 '비꾸방'이 될 수 있을까. 이제 곧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위너의 성공은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 YG엔터테인먼트
위너의 성공은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 YG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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