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골키퍼 정성룡이 3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실수를 만회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사진은 슈퍼매치 당시 정성룡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수원 블루윙즈의 골키퍼 정성룡이 논란이 될 만한 실점에도 팀 승리를 지켜내며 자존심을 세웠다.
정성룡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8라운드에서 1실점을 하며 수원의 승리를 지켰다.
'오늘 우리는 포항을 박살낸다'는 문구를 라커룸에 걸어둘 만큼 이날 승리에 대한 각오를 다졌던 수원은 경기 시작 44초 만에 산토스가 골을 뽑아내며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수원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25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황지수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고 그대로 동점골로 이어졌다. 이 골은 포항 구단 통산 1500번째 골로 수원은 상대 역사에 좋지 않은 일로 남게 됐다.
정성룡 골키퍼의 움직임이 못내 아쉬웠다. 이전 이광혁의 단독찬스를 각을 좁히면서 막아내며 선방을 했던 정성룡이었지만 황지수의 슈팅에서는 반사신경과 판단력 모두 아쉬움을 보였다.
비록 황지수의 슈팅이 동료 수비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고 조금이나마 굴절까지 됐다지만 국가대표 골키퍼인 정성룡이기에 그저 주저앉아서 볼이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탄식을 내뱉게 했다.
실점에 당황했는지 정성룡은 잠시 후 수비수와 호흡이 맞지 않아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엉켜 넘어지기까지 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성룡에게 포항은 친정팀 이전에 명예를 회복할 상대다. 정성룡의 경기력 부진이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포항전에서 나온 실수 때문이다.
당시 정성룡은 이명주의 느린 로빙슈팅을 몸을 뒤로 돌려 잡으려다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실점했다. 이때 모습을 두고 팬들은 농구에서 앨리웁 덩크 장면과 비슷하다며 조롱을 한 바 있다.
그래서 더욱 포항전에서 명예를 회복해야 했던 정성룡이었지만 이상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바로 그때 정성룡이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후반 38분 동점골을 위해 맹공을 가하던 포항은 고무열이 문전에서 회심의 헤딩슈팅을 시도했다. 볼의 방향은 골문 구석으로 향했고 골인 듯했다.
하지만 정성룡은 몸을 날리며 손을 뻗어 고무열의 슈팅을 막아냈고 위기를 넘긴 수원은 집중력을 되찾으며 경기 막판 로저와 권창훈의 골까지 더해 포항을 4-1로 꺾었다. 종료 직전 중거리 슈팅을 막아낸 정성룡의 선방은 승리 자축쇼였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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