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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벗고 핫펠트로…예은, 뒤늦은 성장통(인터뷰)

기사입력 2014.07.31 08:00 / 기사수정 2014.07.31 01:38

한인구 기자
예은이 '핫펠트'로 컴백하며 새 앨범을 선보였다. ⓒ JYP엔터테인먼트
예은이 '핫펠트'로 컴백하며 새 앨범을 선보였다. ⓒ JYP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예은(본명 박예은·25)은 원더걸스로 신데렐라처럼 데뷔했다. 비교적 짧은 연습생 기간을 거쳐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그룹의 멤버가 된 것이다. '예은'이라는 이름 앞에는 '원더걸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제 예은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핫펠트'라는 새 옷을 준비했지만, 그 중심에는 뒤늦은 성장통을 겪는 예은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핫펠트 예은입니다." 씩씩한 목소리로 예은이 처음 내뱉은 말은 '핫펠트 예은'이었다. 미소를 머금은 얼굴에는 설렘을 넘어 결연한 의지까지 엿보였다. 근황을 알릴 새도 없이 곧장 앨범 이야기로 내달려갔다.

"솔로 앨범에는 작곡부터 프로듀싱까지 참여했어요. 더 긴장되고 기대돼요." 원더걸스에서도 음악적인 욕심을 내보였던 예은은 HA:TFELT(핫펠트)로 활동에 나선다. 첫 솔로앨범 'Me?'에는 타이틀곡 'Ain’t Nobody(에인트 노바디)'를 비롯해 총 7곡이 실렸다. 대중성보다는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실험적인 음악을 담았다. 그야말로 예은, 핫펠트가 하고 싶은 음악을 통째로 넣은 앨범이다. "음원 성적보다는 제 음악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제작했어요." '핫펠트'라는 예명 또한 "진심이 담긴 음악을 핫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예은은 원더걸스와 핫펠트를 오가며 음악제작 과정과 의도를 풀어나갔다. "음악 자체가 원더걸스 음악과는 많이 다르죠. 음악이 생각했던 것보다 300% 더 잘 나온 것 같아요." 만족감을 여감없이 드러냈다. 그만큼 제 의도에 충실한 앨범이었다는 뜻이었다.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원더걸스'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려 노력한 흔적도 보였다. 예은은 쉼 없이 솔로앨범을 향한 애착을 전했다.

'핫펠트'로 오기까지의 과정이 쉽진 않았다. 원더걸스 팬들의 기대와 음악적인 욕심 사이에서 고민했다. 예은은 댄스가수로서의 모습과 어쿠어스틱한 음악을 좋아하는 성향 사이에서 망설였다. "욕심이 아닌 열정 범위 안에서 다양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핫펠트라는 필명을 선택하며 자신에게로 눈을 돌렸다.

변화는 음악에만 해당하지 않았다. 'Ain’t Nobody' 무대를 준비하며 현대무용을 접목했다. 이 또한 틀을 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소속사에서도 반대가 많았다. 그러나 예은은 몰래 안무를 준비했고, 자신을 이끌어준 박진영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박진영 PD님을 설득하느라 음악노트 11장에 빽빽하게 글을 적어 편지를 썼어요. 제 인생에 가장 긴 편지였죠. PD님이 감동하셨죠."

예은은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며 앨범을 만들었다. ⓒ JYP 엔터테인먼트
예은은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며 앨범을 만들었다. ⓒ JYP 엔터테인먼트


또 예은은 지독하게 고집을 부렸다. 첫 솔로앨범이라는 의미에 더해 앨범명 'Me?'처럼 흔들리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저 자신을 보여드리는 적은 없었어요. 원더걸스의 색깔이었죠." 그렇다고 원더걸스 활동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룹 활동 나름의 재미가 있었지만 '예은'만의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갈증은 언제나 함께했다.

'핫펠트'는 예은에게 뒤늦은 성장통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대중의 기호에 맞추는 데 중점을 둬야했던 걸그룹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였다. 박진영을 비롯한 소속사 관계자들과 논의하면서 끝까지 생각을 밀고 나갔던 이유였다.

성장통의 장소는 미국 뉴욕이었다. "저의 음악과 원더걸스 미국 활동은 떼려야 뗄 수 없어요. 뉴욕은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내가 나일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새로운 것들이 떠오르고 이번 앨범의 거의 모든 것들이 뉴욕에서 나왔죠." 원더걸스의 미국 활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예은은 "굉장히 감사했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치열한 과정의 흔적이 잔뜩 배어있는 솔로앨범이지만, 원더걸스 멤버들이 없었으면 탄생하기 어려운 작업이기도 했다. "곡을 쓰면 항상 멤버들에게 들려주고 같이 분석했죠. 혜림은 피처링, 유빈 언니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도와줬어요. 포토그래퍼는 선미가 추천해줬죠. 멤버들이 아이디어를 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어느덧 원더걸스 멤버들은 가족 이상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아끼는 사이가 된 듯했다.

'Ain’t Nobody' 티저영상은 비를 맞는 예은의 모습이 담기며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섹시'를 강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예은은 단호하게 이런 시각에 선을 그었다. "처음 보이는 이미지가 '섹시'이기는 싫었어요. 가사를 깊게 들여다보실 수 없을 것 같았죠." 이 영상은 예은이 직접 즉흥적으로 찍었고, 티저영상으로 선택됐다. 비를 맞으며 자유로운 감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예은은 첫 미니앨범이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타지와 타인을 통한 경험들이 큰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다.

아프리카에서의 일은 안정된 길보다 다소 위험한 선택을 한 계기가 됐다. "사자가 다니는 곳 한가운데에 마을이 있더라고요. 어린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다니면서 노는 걸 봤죠. 그때 '내일 죽는다고 생각하면 두려운 것이 하나도 없겠다'고 깨달았죠." 또 고등학생 팬이 뇌종양으로 사망했던 일도 겪었다. 예은은 잠시 눈물을 훔치며 "그 친구를 통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하자고 깨달았다"고 밝혔다.

켜켜이 쌓인 경험들은 아픈 만큼 성장의 토대가 됐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이 커요. 이제는 준비됐어요. 원더걸스로 8년 동안 활동하며 나를 찾아가고 다듬었어요. 단단해졌고 제 안의 에너지를 많이 찾은 느낌이에요. '진짜다' '얘가 진짜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예은은 1시간 20분 동안 지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이야기 참 재미없게 하지요?" 뒤늦은 성장통을 겪는 예은은 그렇게 마지막 웃음을 피웠다. 입가에는 이미 다음 앨범에 대한 구상이 슬며시 지나가는 듯 보였다.

'원더걸스'에서 한발짝씩 앞으로 걸어나오고 있는 예은. ⓒ JYP엔터테인먼트
'원더걸스'에서 한발짝씩 앞으로 걸어나오고 있는 예은. ⓒ JYP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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