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에서 승리한 브라질은 크로아티아보다 중요한 두 가지를 더 가졌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브라질월드컵이 화려한 골잔치로 문을 열었다.
2014년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월드컵은 13일(한국시간)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아레나에서 개막했다. 개회식 후 서전을 장식한 것은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였다. 박빙의 승부였다. 경기는 90분 속 1분, 1초가 다르게 지나갔고 속도감과 짜임새 있는 경기는 축구팬들을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승자는 브라질이었다. 3-1 역전승을 거뒀다. 결과는 작은 차이에서 갈렸다. 여러가지 요소들이 회자된다. 하지만 브라질이 조금 더 많이 가진 데서 두 팀의 운명이 달라졌다. 브라질은 크로아티아가 없는 것을 가졌었다. 그는 바로 위기를 타개할 스타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기대감은 있었던 '홈 어드벤티지'였다.
#1. 'UP' 네이마르 다 실바
브라질에는 에이스가 있었고 크로아티아는 없었다. 이는 곧 득점력으로 나타났다. 마리오 만주키치라는 주포를 잃은 크로아티아로서는 네이마르 다 실바가 폭발한 브라질을 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이날 양 팀은 부진한 공통분모가 있었다. 바로 무게감 떨어진 최전방이었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모두 원톱 공격수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브라질 공격의 선봉에 섰던 프레드는 후반 26분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을 제외하고는 조용했다. 기록도 처참하다. 20번의 볼터치만을 기록했고 패스 정확도는 70%에 불과했다.
사정은 크로아티아도 마찬가지였다. 답답한 정도를 따지면 더하다. 니코 코바치 감독은 전략적으로 니키차 옐라비치를 원톱으로 세웠다. 만주키치의 자리를 메우라는 주문이었다. 동시에 제공권과 활동량을 겸비한 옐라비치로 날카로운 역습을 노리기 위함이었다. 효과는 미비했다. 옐라비치는 패스성공률 42%에 볼터치는 단 18번에 불과했다.
최전방이 죽을 쓰는 사이 공격 2선의 비중이 커졌다. 여기에서 결정력의 차이가 돋보였다. 네이마르를 앞세운 브라질의 공격편대는 득점을 양산했다. 루카 모드리치, 마테오 코바시치가 적극 공격에 가담했지만 골사냥에는 일가견을 보이지 못한 크로아티아와는 대조적이었다.
이날 네이마르는 날았다. 에이스로서 자신의 역할에 철저하게 책임을 졌다. 이를 악문 네이마르는 과감한 돌파와 드리블로 크로아티아 수비들의 혼을 쏙 빼놨다. 득점포는 그를 더욱 부각시켰다. 전반 29분 과감한 왼발 중거리슈팅은 골망을 갈랐고 후반 26분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마무리해 간판 스타임을 재입증했다.
니시무라 유이치 주심의 애매모호한 판정이 개막전 승부를 가른 중요지점이 됐다. ⓒ 마르카 공식 방송 캡쳐
#2. 'DOWN' 니시무라 유이치
이날 경기, 최악의 인물은 급변했다. 자책골을 기록한 마르셀루가 잠시 선정의 위기를 맞았지만 기사회생했다. 마르셀루를 살린 이는 2골을 넣은 네이마르만은 아니었다. 휘슬을 쥔 니시무라 유이치 주심도 마르셀루를 구해줬다.
이날 유이치 주심은 갑작스러운 판정으로 명승부의 맥을 끊었다. 적어도 대다수의 평가가 그러하다. 문제가 된 사건은 후반 26분에 발생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프레드가 수비수 데얀 로브렌을 등진 채 넘어졌다. 걸려 넘어진 것인지, 스스로 넘어진 것인지 애매모호한 상황. 그 순간 니시무라 주심의 휘슬이 울려퍼졌다.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로브렌에게는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반전은 크로아티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허용한 크로아티아는 이후 갈피를 잃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포기 않고 상대의 골문을 두들기는 것이었고 그대로 이행했다. 막바지까지 골사냥에 열을 올리던 크로아티아는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페널티킥 판정 하나가 앗아간 것이 너무나 많았다.
경기 후 논란이 일었다. 기자회견에 나선 코바치 감독은 "월드컵 개막전이 이런 식으로 시작되어야 한다면, 우리는 차라리 지금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 더 낫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크로아티아 현지도 들끓었다. 크로아티아 매체 '스포츠케 노보스티'는 "석연치 않은 판정은 브라질에 승리를 안겼다"며 브라질의 개막승을 비꼬았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를 비롯해 유럽 각지 언론들도 일본인 심판이 내린 난해한 판정에 대해 의문부호를 제기하기도 했다. 대다수 개최국 어드벤티지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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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