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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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끈적한 3류 인생 속 우리의 삶(종합)

기사입력 2014.05.19 22:59 / 기사수정 2014.05.19 23:16

한인구 기자
'유나의 거리'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 JTBC
'유나의 거리'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 JTBC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인간들의 군상이 얽히고설켰다. 빛이 들지 않는 그늘 속의 삶이지만 어둡지만은 않을 듯하다. 소매치기, 건달, 노가다꾼 등 삼류 인생이지만 모두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래서 희망은 있다.

19일 첫 방송된 JTBC '유나의 거리'에서는 주인공 강유나(강옥빈)를 중심으로 그와 같이 살아가는 주변인물들이 소개되며 50부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이날 강유나는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능숙한 솜씨로 소매치기 일당이 훔친 한 남성의 지갑을 가로챘다. 이어 강유나는 일당에게 뒤쫓겼지만 지하철 계단에서 패거리 중 한 명에게 발차기를 하는 등 가까스로 시장의 허름한 족발집 가게로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이 곳은 강찬만(이희준)이 생활하던 공간이었다. 강찬만은 위기에 빠진 강유나를 위해 자신의 가게로 들어닥친 일당 중 한 명에게 "여기에 들어온 여자는 없다"면서 능청스레 연기했다. 강찬만은 범인을 쫓아낸 뒤 맨발로 길거리를 내달리다 다친 유나의 발을 정성스레 치료해줬다.

이어 강찬만은 "누구에게 쫓기는 것 같아 모르는 척 했다"고 이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강유나는 "고마워요. 아저씨 때문에 살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다시 갈 길을 가려는 강유나에게 강찬만은 오 천원을 빌리며 "다음에 꼭 갚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강유나가 건넨 건 오 만원이었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떠났다.

김옥빈은 '유나의 거리'에서 왕년에 전설의 소매치기 왕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현재는 감방에서 수감 중인 강복천의 딸이자 주인공인 강유나 역을 맡았다. 또 이희준이 맡은 강찬만은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인물이다. 소매치기로 생활을 이어가는 여자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남자, 두 사람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집 근처에 도착한 강유나는 자신이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의 한 여성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또 핸드폰을 잃어버린 것을 알게됐다. 집주인 한만복(이문식)의 홍여사(김희정)는 "집세 두 달치를 내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고 오히려 자살한 여성에 대해 투덜댔다. 강유나는 삶을 마감한 여성이 남자에게 배신당했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어 돈 많은 남자를 꼬득이며 한 몫을 챙기려하는 강유나의 친구 김미선(서유정)도 등장했다.

주인공 강유나를 둘러싼 인물들은 고단한 삶을 머금었다. ⓒ JTBC '유나의 거리'
주인공 강유나를 둘러싼 인물들은 고단한 삶을 머금었다. ⓒ JTBC '유나의 거리'


이렇듯 '유나의 거리'의 등장인물들은 인생의 빛이 들지 않는 밑바닥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다른 드라마들과는 달리 화려하지 않고 축축하고 습한 인생을 버텨간다. 다세대주택이라는 공간도 이런 사람들이 서로 살을 부대끼고 살아가는 모습들을 녹아냈다.

강찬만은 강유나가 두고 간 휴대폰을 되돌려주기 위해 그와 만났다. 강찬만은 "어릴 때 이병헌 닮았다는 소리도 들어다"고 능청스레 말했다. 또 "저는 노가다 뛴다. 미장, 배관 모든 것들을 한다. 요리도 잘하고 태권도 3단이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두 사람은 길거리를 거닐며 고단한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적극적인 강창만과 달리 강유나는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으며 냉냉하게 대했다.

지금은 힘이 없어 후배인 한만복 집에 얹혀사는 장노인(정종준)과 아는 언니의 남편이자, 경력계 반장이었던 봉달호(안내상)도 모습을 드러냈다. 봉달호는 시종일관 소매치기 전력이 있는 그의 아내를 의심한다. 또 반장이었던 시절에는 돈을 밝히며 너저분한 일도 서슴치 않았던 비리형사였다는 것도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나의 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른 드라마에서 잠깐 카메오로 나올 법한 인물들이 오히려 주인공 강유나를 둘러싸고 있다. 주인공 강유나 또한 길거리에 삶을 살아간다. 드라마 제목인 '유나의 거리'에서 '거리'가 내포하고 있는 뜻이 땀냄새 진하게 나는 거리의 삶이라고 짐작하게 했다.

강유나는 집주인 한만복이 장노인을 앞서 한 여성이 자살해 사람이 다시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방에 장노인을 모시려고 했다. 이를 알게 된 강유나는 강찬만에게 이 곳에 와서 살 것을 제의하려 전화했다. 같은 시간, 장노인은 후배 건달 식당 개업식을 찾아 "요즘에는 깡으로 건달을 해먹으려 하는 놈들이 있다. 예전에 사람들이 나를 '도끼'라 불렀다. 그러나 도끼질을 한 적은 없다. 내 눈이 도끼 눈이었다. 싸움은 이 눈으로 하는 거야"라고 후배들 앞에서 지루한 옛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문식과 정종준은 전·현직 건달로 출연한다. 두 사람은 별다른 애드리브 없이도 맡은 역할대로 충실히 연기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자칫 캐릭터가 강해 억지스러울 수도 있는 인물이었지만 무난히 소화해냈고 앞으로의 기대도 높였다.

'유나의 거리'는 직업, 성별, 나이, 성격까지 천차만별인 사람들과 전직 소매치기범인 한 여자가 사는 다세대주택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사나이가 들어온 뒤 상처와 아픔을 치유 받고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서울의 달'을 집필한 김운경 작가와 임태우 PD가 참여했다. 매주 월·화 오후 9시 50분 방송.

50부작 드라마의 시작, '유나의 거리'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 JTBC
50부작 드라마의 시작, '유나의 거리'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 JTBC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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