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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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에이스로 성장한 ‘느림의 미학’ 유희관

기사입력 2014.05.04 11:30 / 기사수정 2014.05.04 22:30

임지연 기자
두산 유희관이 3일 잠실 LG전 7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째를 올렸다. ⓒ 잠실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긴 어렵다. 아무리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라도 어떤 날은 몹시도 흔들리곤 한다. 지난 4월 평균자책점 2.04로 3승을 기록, MVP에 선정되며 맹활약한 두산 유희관에게 3일 잠실 LG전이 ‘그런 날’이었다.

유희관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LG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적었으나 거의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했다. 안타를 많이 맞진 않았지만, 특유의 ‘칼제구력’이 흔들리면서 볼넷만 4개를 허용했다. 앞선 4경기서 볼넷 6개를 내준 것과 비교할 때 유희관의 컨디션이 얼마나 안 좋았는지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유희관은 흔들리지 않았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위기 때마다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해 6회까지 버티고 버텼다. 유희관의 호투에 타선도 7회부터 반격에 나섰다. 두산은 7회초 1사 후 오재원의 3루타를 시작으로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바꿨다.

유희관의 호투가 빛난 이유는 또 있다. 두산은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9연전에 돌입했다. 첫 경기 선발로 나선 유희관. 그가 무너졌을 경우 9연전 마운드 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 위기에서 유희관은 무너지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진짜 '에이스'다웠다.

유희관 ⓒ 잠실 권혁재 기자

유희관은 경기 후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초반에 어떻게 공을 던졌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밸런스를 찾으려고 볼이 되더라고 더 자신 있게 던졌다”면서 “안 좋은 컨디션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유희관은 시즌 ‘4승’을 타자들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팀 타자들을 믿었다. 비록 경기 초반 꽁꽁 묶였지만 터지길 기대했다.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 이긴 것 같다. 결과로만 보면 7이닝 1실점이지만 스스로는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산 송일수 감독은 올시즌 유희관의 맹활약에 대해 “유희관은 지난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경험을 쌓아서인지 더 좋아졌다. 마운드 위에서 침착하고 특히 위기에서도 강해졌다”고 했다. 송 감독의 말처럼 유희관은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한 차례 고비를 잘 이겨냈다.

유희관은 “매경기 컨디션이 좋을 수 없고 항상 컨디션이 좋은 상황에서 등판 할 수 없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극복해야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이날 경기를 치르면서 많은 생각과 반성을 했다. 좋은 공부가 됐다”고 했다. ‘2년차 징크스’ 우려를 날리며 더 강해지고 있다. 올시즌 유희관의 지속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두산 유희관 ⓒ 엑스포츠뉴스DB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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