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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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히트곡 부담 없어, 나를 보여주는 게 목표"(인터뷰)

기사입력 2014.05.02 01:29 / 기사수정 2014.05.07 13:57

한인구 기자
박정현이 새 앨범 '싱크로퓨전'으로 팬들과 만난다. ⓒ 블루프린트뮤직
박정현이 새 앨범 '싱크로퓨전'으로 팬들과 만난다. ⓒ 블루프린트뮤직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지난 4월 16일. 가수 박정현(38)의 신보 'SYNCROFUSION(싱크로퓨전)'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서울 상암동 CJ E&M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라디오 속에서는 저 멀리 전남 진도에서 일어난 여객선 침몰 사고 소식이 흘러나왔다. 한 번의 해프닝인 줄 알았던 일은 그렇게 전해졌다.

다음 날부터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다. '세월호'라는 이름에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박정현 측은 결국 모든 일정을 연기했다. 'SYNCROFUSION' 수록곡도 '그 다음해'만을 공개하기로 했다. 앞서 예정됐던 타이틀곡은 'Double Kiss(더블 키스)'였다. 노래도 운명을 지니는 듯했고 가수는 그 무게를 짊어져야 했다.

박정현은 이번 작업을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이 이끄는 프로듀싱 그룹 '팀89'와 진행했다. 윤종신은 박정현의 데뷔곡 '나의 하루'를 작사·작곡했다. 박정현의 정규 1집 'Piece(피스)'가 발매된 시기는 1998년이었다. 16년 동안 이어진 끈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앨범이라는 창작물로 엮였다.

박정현은 최근 YB, 김범수, 성시경 등과 공동작업을 하는 등 안팎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SYNCROFUSION'도 그 연장선이었다. "콜라보 활동을 하면서 재밌었어요. 음악적으로도 제 색깔도, 상대방의 색깔도 아닌 결과물이 나오게 됐죠." 그는 SF(Science Fiction·공상 과학 소설)을 좋아한다며 'SYNCROFUSION'이란 이름도 자신이 붙였다고 설명했다. "서로의 음악을 융합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공동작업을 하면서 만들어 보는 실험인 거죠."

'그 다음해'는 드럼 사운드가 중심이 되는 밴드 구성에 오케스트라 편성을 더했다. 풍성해진 음악은 박정현의 목소리를 너끈히 담아냈다. 서정적인 박정현의 보컬에 발맞추다가도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이게끔 했다. 긴 시간을 함께 한 연인들이 영원한 만남을 약속하는 가사도 곡의 호소력을 진하게 자아냈다.

박정현은 윤종신과 포스티노와의 깊은 인연이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제작하기로 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함께 작업을 하다 보니 어색했다고 웃어 보였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였지만 일과 사적인 것을 섞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조심스러웠지만 나중에는 편하게 아쉬운 점 등을 말할 수 있었죠."

박정현은 윤종신과의 작업이 낯설었지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블루프린트뮤직
박정현은 윤종신과의 작업이 낯설었지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블루프린트뮤직


박정현은 "그동안 주로 혼자서 음악을 해왔다"고 수줍게 말했다. 개인적인 면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작업 과정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꺼렸다.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얻게 될 게 많을 것이라 내다봤다. "'팀89'와 작업하면서 안정감을 느꼈어요. 자신감이 생겨서 앞으로는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작업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박정현은 다른 사람들의 귀로 배울 만한 것도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와 함께 기회가 된다면 평소 좋아하는 힙합 뮤지션과도 작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력으로 대중은 그에게 'R&B 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박정현의 진가는 공연장에서 빛을 발한다는 의견도 차고 넘친다. 이를 증명하듯 박정현은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에서 빼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나는 가수다'는 경연에 집중했던 무대였어요. '불후의 명곡'에서는 선배님들의 곡을 재해석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었죠. 무대에서 저를 지켜보던 이선희 선생님과 단둘이 있었던 느낌이었어요."

수줍은 미소 속에 묵직한 가창력을 품고 있는 박정현은 벌써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베테랑 가수다. 갓 스무 살이 지나 미국에서 한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그에게 목소리는 하나의 무기였다. 자연스레 세월에 따른 목소리에 대한 변화도 느낄 법도 했다. "청춘의 톤은 많이 없어졌어요. 그래도 경험으로 얻은 창법적인 노하우와 기술적인 면은 많이 성장했죠." 그렇지만 목소리의 '알갱이'는 똑같다고 표현했다.

박정현이 가진 음악에 대한 생각은 단순했다. 그저 모든 걸 맡기는 편이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앨범에 들어있는 것들이 현재의 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발전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작업한 적은 없어요. 지금 제게 있는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 제일 큰 목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히트곡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요."

"현재의 나를 보여주는 것" 박정현의 음악 세계는 담백했다. ⓒ 블루프린트뮤직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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