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남주나', 억지감동 쏙 뺀 착한 가족극의 표본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사랑해서 남주나'가 착한 가족극의 전형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막장이 판을 치는 안방극장에서 진정성 있는 가족 이야기로 끝까지 훈훈함을 안겼다.

30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 마지막회에서는 현수(박근형 분)와 순애(차화연)가 해피엔딩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기흉수술 뒤 무사히 퇴원한 현수는 순애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묻어두기로 했다. 그러나 순애가 몰래 병문안을 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진(유호정)은 두 사람의 진심을 깨닫고 밀어주기로 결심했다. 

유진의 설득에 힘입어 양가 자녀들은 현수와 순애의 행복을 빌어주기로 했다. 자식들이 준비한 깜짝 결혼식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모두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다른 인물들도 각자의 행복을 찾아갔다. 유라(한고은)는 현수에게 정식으로 연하남 준성(윤박)을 소개했고, 하경(신다은)과 재민(이상엽)은 미주(홍수현)와 하림(서지석)의 배려 속 잘 될 기미를 보였다. 유진-성훈(김승수) 부부는 셋째 임신의 기쁨을 함께 했다. 아이 문제로 한 때 이혼위기에 놓였던 지영(오나라)-병주(서동원) 부부 역시 더 끈끈해졌다.



해피엔딩이지만 뻔하지 않아 여운을 남겼다. 여러 위기와 갈등을 극복한 가족들이 진정한 화합을 이루는 과정은 억지스럽지 않게 전개됐다.

착한 드라마를 표방한 이 드라마는 황혼 로맨스를 중심으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어린 시절 외도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했던 유진과 유라는 현수의 수술을 계기로 아버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재민은 아버지가 외도해서 낳은 아들이라는 자격지심을 버리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됐다. 미주와 은주(남보라) 가족도 미주의 결혼을 계기로 끈끈해졌다. 혜신(유지인)의 가족 역시 오해와 갈등을 완전히 풀고 서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모두 가족애로 귀결되며 따뜻함을 안겼다.

물론 훈훈한 가족극이라 해서 자극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었다. 이복 남매, 삼각관계, 이혼, 불륜으로 맺어진 가족 등 막장 소재를 골고루 사용했다.

그럼에도 막장 논란 없이 착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공감 가는 스토리의 영향이 컸다. 겉으로는 화목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아픔이 하나 둘씩 내제된 가정의 모습을 진솔하게 다뤘다. 등장인물들도 주위에 있을 법한 현실적인 캐릭터였다. 

이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밀도 있고 진정성 있게 담겼다. 핵심 화두인 현수와 순애의 황혼 로맨스는 성숙하고 따뜻했다. 여느 막장 드라마들처럼 극적인 전개가 없었기에 잔잔한 느낌을 줬지만 그래서 오히려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릴 수 있었다.

시청률 역시 순항했다. 첫 회에서 10.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스타트를 끊은 이 드라마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 후반 15~16%를 기록했다. 마지막회에서는 16.8%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호평의 밑바탕에는 스토리와 연출 외에도 주 조연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 박근형과 차화연은 베테랑 중년 배우답게 극의 중심을 잡았고 홍수현, 이상엽, 신다은 등은 과장되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유호정, 김승수 역시 섬세한 감정 연기로 몰입을 도왔다.

'사랑해서 남주나'의 후속으로는 오연서 오창석 김지훈 주연의 '왔다 장보리'가 4월 5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사랑해서 남주나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