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앙큼한 돌싱녀'가 100억 대작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20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극본 최수영 이하나, 연출 고동선, 제작 판타지오·IOK미디어)는 8.3%의 전국 시청률(이하 동일)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8.5%)보다 0.2%p 낮은 수치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쓰리데이즈'(12.2%), KBS '감격시대'(11.0%)와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좀처럼 시청률에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앙큼한 돌싱녀'는 앞서 MBC의 수목극 부진을 타개할 카드로 기대를 모았다. '여왕의 교실', '투윅스', '메디컬탑팀', '미스코리아' 등 MBC 수목극들이 잇따라 부진한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 달리 '앙큼한 돌싱녀'는 3회에서 10.3%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비관적으로만 볼 순 없다. 김현중 주연의 '감격시대'가 150억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박유천, 손현주 주연의 '쓰리데이즈' 역시 100억이 넘는 거액을 들인 대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앙큼한 돌싱녀'는 수목극 삼파전 속 나름 선전하고 있다.
'앙큼한 돌싱녀'는 무겁고 진중한 경쟁작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유치하고 뻔한 드라마의 공식을 띄고 있다. 성공한 벤처 사업가가 돼 나타난 전(前) 남편 차정우(주상욱 분)와 그의 회사에 입사한 돌싱녀 나애라(이민정)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는다. 이혼녀와 재벌, 사각관계, 연하남 등의 식상한 소재가 등장하며 연하남이 이혼녀를 좋아한다거나 재벌이 가난한 여자에게 연민을 느끼는 기본적인 설정들 역시 뻔하다.
결국 가난한 여자와 백마탄 왕자의 스토리나 마찬가지지만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는 드라마답게 이를 유쾌하게 엮어내 경쟁작들과 차별화를 뒀다. 현실적인 드라마라 할 순 없지만 시트콤과 드라마를 섞어놓은 것 처럼 가볍고 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다.
이민정과 주상욱의 케미스트리(남녀간의 화학적 조화)도 기대 이상이다. 이민정은 망가지는 역할을 곧잘 소화하고 있고 주상욱도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대표 차정우 역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여느 흔하디흔한 로맨틱 코미디처럼 '앙큼한 돌싱녀' 역시 뻔한 해피엔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해피엔딩까지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다. 이혼 남녀가 연민과 미운 정으로 재결합하는 과정이 개연성있게 그려져야 재미와 공감을 더할 수 있다.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시청률에 연연해 자극적이고 막장드라마의 길을 따르기 보단 '앙큼한 돌싱녀'만의 달달한 감성을 유지할 필요도 있다. 그래야만 유치하고 뻔한데도 자꾸 보게 되는 매력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앙큼한 돌싱녀 이민정 주상욱 서강준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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