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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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메인이야"…예쁜 소녀들 '비밥'의 락스피릿 (인터뷰)

기사입력 2014.03.02 08:20 / 기사수정 2014.03.02 00:52

한인구 기자


▲ 비밥(주우, 아연, 지인)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여자 댄스그룹 '홍수시대'다. 딱딱 맞아떨어지는 안무와 유행을 잘 파악한 곡을 내놓는 그들은 때론 얄미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과감히 춤을 버리고 악기를 잡은 여성 밴드 '비밥'(▲ 사진 왼쪽부터 주우, 아연, 지인)은 가요계의 청량제 같은 존재다.

'비밥'의 멤버는 리더이자 드러머 아연, 기타리스트 주우, 베이시스트 지인이다. 세 명은 악기는 물론 보컬까지 담당하고 있다. '예쁜 소녀들의 락 스피릿'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비밥' 멤버들과 지난달 25일 만났다.

"춤과 악기 등을 병행하며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밴드의 매력과 재미를 느껴 시작하게 됐죠"(주우), "드럼, 건반 등 악기 연습을 많이 했어요. 춤을 하지 말자고 했을 때도 쉽게 승낙했죠"(아연), "제가 가장 나중에 합류하게 됐는데 베이스가 좋아서 연습을 시작했어요"(지인).

본격적으로 밴드 형식을 갖춘 지는 1년 남짓. 여성 댄스그룹 '걸스데이' 멤버였던 지인이 합류하고 나서부터다. 밴드 활동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여느 연습생처럼 춤을 포함해 다양한 재능을 키워왔다. 그러나 그들이 선택한 길은 밴드였다.

'비밥'은 지난달 14일 첫 미니앨범 'Between Calm And Passion(비트윈 캄 앤드 패션)'을 발표했다. 타이틀 곡 '내가 메인이야'을 시작으로 '연예인', 'Oh my boy(오 마이 보이)', 'Be lazy(비 레이지)'가 수록됐다. '내가 메인이야'는 화려한 겉모습 뒤 대중의 주목을 받으려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 시대 아이돌의 자화상을 담았다.

'연예인'은 자신이 원하던 연예인이 됐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허탈감과 상실감을 그렸다. 연예인을 꿈꿨던 이들의 삶이 녹아있는 노랫말이 특징이다. 듣고 있으면 연예인 지망생의 민낯을 보고 있는 듯하다. "소속사 대표님이 직접 가사를 쓰셨어요. 저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쓴 가사들이죠"(아연).

소속사 대표 하울(본명 김동욱)은 가수이자 음악 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는 멤버들에게 직접 악기를 가르치기도 했다. 가까이서 본 멤버들의 인생을 알알이 가사로 수놓았다. 멤버들 역시 수록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으로 '연예인'을 꼽았다.



'비밥'은 밴드라는 형식을 단순히 방송용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이들은 방송 활동 전부터 버스킹(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를 하는 것)을 하며 실력과 경험을 쌓았다. "길거리에서 공연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연습실 근처인 장한평역에서 시작했는데 재밌어서 강남역에서도 공연을 했죠. 앞으로도 클럽 공연이나 버스킹도 꾸준히 할 생각이에요"(지인).

멤버들은 최근 음악순위 프로그램에서도 얼굴을 알렸다. 현장 공연과 방송을 위한 프로그램의 차이는 컸을 터. "버스킹은 현장 반응이 중요한데 방송은 보여지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저희는 이런 팀이다' 라는 걸 보여주는 자리였던 것 같아요"(주우), "현장 공연에서는 조금은 하드 플레이를 하지만 방송에서는 퍼포먼스가 위주로 준비하죠"(아연).

안무는 한 명이 틀려도 카메라 앵글이나 시선이 놓치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러나 악기는 새어나가는 음조차 바로 귀에서 걸리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혼자 열심히 연습한 뒤 합주를 해도 맞질 않았어요. 정말 힘들었죠. 결국 각자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맞고 호흡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아연). 지인과 주우도 밴드의 호흡을 위해서는 결국 연습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 그들은 전날 세 명이서 함께 맞췄다는 손가락에 낀 반지를 수줍은 미소와 함께 내보이며 끈끈한 우정을 보였다.

밴드는 대중가요계에서 인식의 장벽이 높다. 밴드 음악팬들이 지닌 비판의 칼은 어디든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아이돌 밴드'라는 콘셉트를 가진 '비밥'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저희는 배워가는 단계예요. 짊어가야 할 짐이라고도 생각하구요. 방송 이외의 공연무대에서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요"(주우), "우선 '비밥'을 많이 알리는 게 목표죠. 어디서든 불러주시면 노래할 준비는 돼있어요"(지인).

'비밥' 멤버들은 그동안 생각하고 겪었던 '연예인'의 삶과 앞으로의 계획을 끝으로 가요계에서 "내가 메인이야"를 외칠 준비를 마쳤다.

"운이 좋아 여기까지 와서 연예인이란 직업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방송국에는 대단하신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해야겠구나'라고 다짐했어요"(주우),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었어요. 밴드 자체로 이슈는 될 순 있지만 한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을 흥분시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에 더욱 노력하려구요"(아연), "다시 방송국에 가니 감회가 남달랐어요. 빨리 더 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차근차근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지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비밥(주우, 아연, 지인) ⓒ 에이치엠아이]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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