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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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이상화가 쫓은 '4년의 적'은 이상화였다

기사입력 2014.02.12 01:24 / 기사수정 2014.02.12 07:56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앞에서 혹은 옆에서 달려주는 선수는 없었다. 항상 자신의 그림자만 보고 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이겨냈다.

이상화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을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75초06)를 무려 0.36초를 앞선 기록이다. 1,2차 레이스 모두 압도적인 기록을 보여준 이상화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대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금메달을 가져갔다. 특히 2차 레이스에서는 37초28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림픽신기록을 작성했다.

완벽한 레이스였다. 스타트를 지나 곡선, 직선 주로까지 이상화 앞에 자리한 이는 없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가장 앞선에서 치고 달린 이상화는 '적수가 없다'는 해외 언론의 평가가 무색하지 않게 압도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전부터 이상화를 금메달로 여기는 분위기는 국내외가 다르지 않았다. 그만큼 부담은 이상화의 어깨 위에 놓였다. 4년 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도전자의 입장에서 따냈던 금메달과는 다른 의무가 더해졌다.

이상화는 번번이 "4년 전에 금메달을 따봤기에 이번에는 즐기면서 탈 생각이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승부욕은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섰다. 소치로 입성하기 전 네덜란드에서 그나마 약점으로 꼽힌 인코스 훈련에 매진했고 부단한 노력 끝에 스타트를 보완하고도 모태범(25·대한항공)을 상대로 스타트를 더욱 갈고 닦았다.

4년 동안 이상화의 라이벌은 선수가 아닌 자신이었다. 이상화도 금메달을 확정한 뒤 "2연패의 부담이 많았는데 잘 이겨낸 것 같다"면서 "올림픽이라 생각하지 않고 똑같은 월드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마인드컨트롤을 전했다.

자신의 약점을 조금이라도 더 보완하려는 노력과 국민들이 쉽게 말하는 2연패의 부담을 모두 어깨에 짊어지고도 이상화는 자신을 넘어섰다. 4년의 인내는 소치에서 가장 화려한 여왕의 모습으로 빛났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이상화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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