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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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빙속 神' 이승훈의 전설은 진행중이다

기사입력 2014.02.09 06:00 / 기사수정 2014.02.09 02:3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최선을 다했으니 고개를 떨굴 필요 없다. 이승훈의 전설은 아직 진행중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1인자 이승훈이 소치동계올림픽 남자부 5000m에서 예상 밖의 부진에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펼쳐진 대회서 6분25초61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은 최종 순위 12위에 머물렀다.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같은 부문에서 6분16초95로 '깜짝 은메달'을 획득했던 당시보다 훨씬 못미치는 기록이자 자신의 최고 기록인 6분07초04와 약 18초가량 뒤지는 기록이었다. 5000m 올림픽 2회 연속 메달권 진입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아직 소치에서의 기회가 남아있다. 이승훈은 오는 18일 자신의 주종목인 10000m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일단 이승훈으로서는 밴쿠버올림픽 때의 상황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12분58초55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은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코스 이탈로 실격처리 받자 행운의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금메달은 하늘이 내린다"는 명언이 생각날만큼 놀라운 우승이었다.

무릎 부상과 함께 최근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이승훈은 올림픽을 앞두고 겨우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올 시즌 들어 스케이트를 바꾸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떨어졌던 기록도 다시 단축하기 시작했다. 

10000m에서도 가장 주의해야 할 선수들은 네덜란드 빙속 대표팀인 '오렌지 군단'이다. 장거리에서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네덜란드는 소치 5000m에서도 이미 그 실력을 입증했다.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크라머를 비롯해 요리트 베르스마와 얀 블록하위선이 각각 6분 16초대, 6분 15초대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네덜란드 3인방 특히 크라머는 10000m에도 강하다. 이승훈의 올 시즌 최고 10000m 기록은 13분20초94지만, 크라머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은 12분45초09이며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2013-14시즌 월드컵 10000m 에서 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따라서 이승훈이 10000m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면, 5000m에서는 넘지 못했던 '오렌지 군단의 벽'을 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년전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볼모지인 아시아, 그것도 작은 나라 한국에서 사상 최초로 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물론 모든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메달권에 이름을 올려야만 성공한 것은 아니다. 또 스포츠의 가치가 우승에만 있는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밴쿠버올림픽에서 덜컥 금메달을 따고 나니 더 많이 알게됐다. 더 많이 보이다보니 성적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할 만큼 어깨에 부담을 진 이승훈. 그가 자신의 주종목인 10000m에서는 스스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친후 "죄송합니다"라는 말 대신 기분좋은 미소를 지을 수 있길 바란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이승훈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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