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주영(아스날)이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출격해 누빈 시간은 13분.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활약상은 선발 니클라스 벤트너보다 인상 깊었다.
박주영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3-2014 캐피탈 원컵 16강전'에서 첼시를 상대로 교체 출격했다. 후반 36분에 잔디를 밟은 박주영은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지만 팀의 0-2 완패를 막진 못했다.
평점도 박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주관방송사 '스카이스포츠'는 박주영에 대해 최저 평점인 3점을 부여했다. 공격포인트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결과물인 셈. 하지만 내용면에선 희망적인 요소를 남긴 13분간의 활약이었다.
박주영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마지막 교체카드로 활용됐다. 2점차로 쫓기고 있던 상황, 벵거 감독은 아론 램지를 빼고 박주영을 전격 교체 투입했다. 두 가지 의도가 있었다. 공격 숫자를 늘려 막판 공세에 힘을 보태고자 했다. 동시에 리그경기를 고려해 램지에게 조금이나마 휴식을 부여하는 쪽을 선택했다.
잔디를 밟은 박주영은 주어진 13분동안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604일만의 출장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좋은 패스와 활동량을 선보였다. 슈팅이 없었을 뿐, 연계플레이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총 8개 가량의 패스를 주고받은 박주영은 첼시 수비진을 헤집으며 팀의 마지막 득점 사냥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활약상은 경쟁자 벤트너를 능가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벵거 감독은 올리비에 지루를 쉬게 하는 대신 벤트너를 선발 기용했다. "최근 몸상태가 많이 올라왔다"고 공언하던 벵거 감독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었다.
하지만 벤트너는 기대만큼의 활약상은 보여주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상하좌우로 오갔지만 존재감은 미비했다. 아직 덜 회복된 체중문제로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벤트너는 별다른 활약도 없이 후반 21분 지루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와야 했다.
상대적으로 박주영이 벤트너보다 '벵거 축구'를 더욱 살렸다. 지루와 함께 역동적인 공격력과 득점이 막판에 필요했던 아스날로선 박주영의 움직임이 반가웠다. 이번 13분의 활약이 과연 벵거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력이 됐을 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박주영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