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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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황선홍의 '성격 더비', 닮은 꼴 다른 판짜기

기사입력 2013.09.11 21:25 / 기사수정 2013.09.11 21:4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상암, 조용운 기자] "균형이 깨지면 감독들 성격상 공격적으로 나설 듯."(포항 황선홍 감독)

"두드려맞더라도 내 성격상 공격적으로 올려야 한다."(서울 최용수 감독)

꼭 합의라도 한 듯 똑같이 성격을 내세웠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던 황 감독과 최 감독은 성격까지도 같은 천상 승부사였다. 하지만 두 감독이 맞붙은 그라운드는 성격과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FC서울과 포항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에서 만나 서울이 2-0으로 승리했다.

1위와 4위의 대결,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뽐내는 양팀이 만나 불꽃 튀는 공격축구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치열한 허리 싸움만 펼쳤고 상대에 비수를 꽂은 팀은 없었다.

불같은 성격의 두 감독이지만 승부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다. 최 감독은 초반부터 공격을 택했고 황 감독은 후반을 노리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같은 공격에도 톱니바퀴가 맞물리지 않자 경기는 지루하면서 다소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난타전으로 가면 불리하다"고 말한 황 감독은 우선 내려서서 역습을 택했고 전반 26분에야 슈팅다운 슈팅이 나올 만큼 경기는 시원함과 거리가 멀었다. 상대의 왼쪽 수비수 김치우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면서 양 풀백의 공격력이 감소한 점을 이용한 황 감독은 수비진을 페널티박스 근처로 좁히며 서울의 단조로운 공격을 차단해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가운데 먼저 변화를 택한 쪽은 포항의 황 감독이었다. 황 감독은 이명주를 투입하면서 전반보다 공격적인 색깔을 띠기 시작했다. 전반은 지키고 후반을 노리겠다는 황 감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승부처를 택한 시점이 어긋났다. 포항이 올라오자 서울의 공격도 조금씩 날카로워지기 시작했고 서울은 후반 24분 오른쪽 측면에서 절묘한 패스 연결을 통해 포항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고요한의 크로스를 몰리나가 슬라이딩하며 발을 갖다대 결승골을 뽑아냈다.

앞서 황 감독이 말한대로 영의 균형이 서울에 의해 깨지자 포항이 발톱을 드러냈다. 그러나 골을 위해 올라오는 만큼 실점의 불안도 함께 했고 최 감독은 한태유를 투입하며 수비에 단단함을 더했다. 한태유가 포항의 공격 공간에 위치하면서 상대를 차단하자 서울의 반격은 더욱 힘을 얻었고 앞선 상황에서도 상대보다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70분을 조용하게 진행하던 경기는 몰리나의 골로 남은 20분 감독들의 성격대로 뜨거워졌고 서울의 고명진이 왼발 슈팅으로 마침표를 찍으며 '성격대전'은 서울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황선홍·최용수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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