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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바다·정체성 논쟁', '쇼미더머니2' 가 남긴 것들

기사입력 2013.08.03 10:14 / 기사수정 2013.08.04 12:40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Mnet '쇼미더머니2'가 소울다이브(넋업샨, 지토, 디테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방송된 '시즌1'과 마찬가지로 방송 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말도 탈도 많았던 이 프로그램이 남긴 몇 가지를 되짚어 봤다.

▲ '무한의 바다', 패러디 필수요소가 되다

'1세대 래퍼' 허인창은 1일 디지털 싱글 '무한의 바다'를 발매했다. '무한의 바다'란 그가 '쇼미더머니2' 2차 예선에서 선보인 프리스타일 랩 가사의 일부다. '무한의 바다' 처럼 언뜻 들어서는 그 의미와 맥락을 알기 힘든 추상적인 가사는 과거 우리나라에 힙합이 처음 들어오던 시절에나 통용되던 것들이다. MC메타가 남긴 "인창이는 요즘 랩을 해야한다"는 심사평 역시 같은 이유에서 나왔다.

게다가 허인창의 2차 예선 상대는 국내 최고의 프리스타일 래퍼 지조. 지조의 현실적이면서도 재치있는 가사와 허인창의 '무한의 바다'가 대조를 이루며 시청자가 느끼는 '난감함'은 배가됐다. 방송 직후 '무한의 바다'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며 '쇼미더머니2'가 낳은 패러디 필수요소가 됐다. 허인창은 다시 방송에 등장하자 '무한의 바다'를 언급하며 '자해개그'를 시도했다.

▲ 묘한 중독성 '좌회전 혹은 우회전'



허인창이 '무한의 바다'를 유행시켰다면 지조는 '좌회전 혹은 우회전'을 각인시켰다. 지조는 2차 예선에서 "좌회전, 혹은 우회전, 난 앞으로만 가 호나우도 무회전"이라는 중독성 있는 가사로 인기를 끌었다. 이때 옆에 있던 허인창이 보여준 실감나는 '핸들 꺾는' 제스처 또한 보는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옥에 티도 있었다. "호나우도 무회전 킥처럼 흔들림이 없지"라는 가사는 '무회전 킥의 대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무회전 킥의 매력은 찬 사람도 알 수 없는 불규칙한 '흔들림'에 있기 때문.



한편 지조의 2차 예선 과정에서 나온 이현도의 '헤어스타일 지적' 역시 두고두고 입길에 올랐다. 이현도는 이후 "지조가 인기가 많다"는 말에 "그걸 가르마를 내가 뭐라고 했으니…"라고 대답하며 과거 발언을 자책했다.   

▲ 없으면 섭섭한가, '편집 논란'

Mnet 표 오디션 프로그램은 '악마의 편집'으로 악명이 높다. '쇼미더머니2'도 다르지 않았다. 방송 초반 출연자들이 매주 편집 문제를 지적할 정도로 제작진의 무리수는 계속됐다. D.O크루의 이현도는 이 문제로 하차를 고심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렉시는 SNS를 통해 자신이 '개쓰레기'가 됐다며 제작진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현도와 렉시의 사례가 편집을 통해 발언 중 일부가 '강조'된 수준이었다면, 스윙스의 경우는 발언의 맥락 자체를 고쳐 당사자를 곤란에 빠트렸다. 그는 크루 결성 이후 치러진 게릴라 공연 미션에서 "매드클라운 형은 촌스럽고 징그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스윙스는 방송 이후 '페이스북'에 "편집이 나를 진짜 나쁜 놈으로 만들었다. 문제의 영상 앞인가 뒤에 '옛날에는 매드클라운 형 랩 싫어했음. 하지만 이번 1차 오디션 때 하는 것을 보니 이젠 아니다' 이런 식으로 두 번 이상 인터뷰를 했는데…왜 날 만날 나쁜 놈으로 만들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제작진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역시 '편집 논란'이라는 바늘에 실처럼 따르는 뻔한 해명일 뿐이다.



한편 렉시의 경우 "오해를 풀었다"는 제작진의 변명에도 돌연 하차를 통보,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했다.

▲ 뮤지션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음악 프로그램

'쇼미더머니2'를 다루면서 빠트릴 수 없는 주제가 있다. '국내 유일의 래퍼 서바이벌'임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래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많은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은 '시즌1'부터 '쇼미더머니'에 비판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이들의 의견을 간단히 요약하면 "'쇼미더머니'는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 힙합의 단편적인 모습만 강조한다"는 것이다. 또 "제작진이 힙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지조는 가사를 통해 "PD가 힙합을 몰라서 메타형이 혈압이 올랐다"는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시청자들 역시 "무조건 신나는 무대만 살아남는다"며 매 경연 결과마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참가자들로 하여금 실력보다 볼거리에 치중하게 하는 평가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언더그라운드 출신 래퍼들의 참가는 또 다른 논쟁을 낳았다. 아마추어들이 나서야 할 무대에 프로가 뛰어드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다. 방송 전 스윙스가 심사위원이 아닌 일반 참가자 입장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이 논쟁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딘딘(임철)을 제외한 2차 예선 통과자 전원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이들로 채워지면서 시청자들이 가진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커져만 갔다.

제작진은 첫 회에서 "오디션 참가자가 시즌1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났다"며 프로그램의 성공을 자신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늘어난 참가자 수만큼 참가자의 실력이 발전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2차 예선 통과자들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이들로 채워진 것은 이때 이미 예고된 일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쇼미더머니2' ⓒ Mnet 방송 캡처]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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