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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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스터 온조' 백제 건국과 온조대왕의 재해석(종합)

기사입력 2013.07.31 19:30 / 기사수정 2013.07.31 19:32

정희서 기자


▲ 미스터 온조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뮤지컬 '미스터 온조'가 풍성한 음악과 다채로운 무대로 막을 올렸다.

'미스터 온조'는 어느 정도의 흥행을 보장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운명적 신화를 한 편의 극으로 창작해냈다. 창작 뮤지컬의 한계를 딛고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시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미스터 온조'의 프레스콜에서 홍경민, 김민철, 박세미, 박소연, 임재청, 이상현 등 주요 배우들이 출연해 하이라이트 공연을 선보였다.

송파구가 주최하는 뮤지컬 '미스터 온조'는 온조의 백제 건국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온조의 가슴 아픈 사랑이라는 판타지 내용을 접목한 퓨전 뮤지컬이다.

고구려 주몽의 셋째 아들인 온조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 대신 새 나라 건국의 길을 택한다. 온조는 뜻을 따르는 충신들과 수천의 백성들을 이끌고 새로운 한성을 찾아간다. 그 곳에는 이미 하늘의 자손이라 주장하는 천족이라는 무리가 살아가고 있었다. 온조는 건국이라는 중대한 숙명 앞에 제사장의 운명을 지닌 달꽃무리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애절한 사랑은 시작된다.

'미스터 온조'는 역사극인 만큼 의상과 소품에 그 시대의 풍토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날 강민호 연출은 "역사적 고증이 없어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데 힘들었다. 그동안 온조를 다룬 드라마도 없었다. 뮤지컬 '미스터 온조'에서 처음으로 온조를 다뤄서 감회가 새롭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들의 의상과 소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그 부분에 대한 역사적 자료 역시 매우 미비했다. 우선 서사극적인 부분을 뛰어 넘어서 어떻게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감독들과 의견을 조합해 백제가 갖고 있는 선과 형태를 살리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칠지도를 표본으로 백제의 느낌을 살렸다. 옷은 색감에 치중하고 형태는 단순화 시키려고 노력했다. 의상은 지금 현대에서 입어도 될 만큼 세련됐다"라고 의상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미스터 온조'의 가장 큰 특징은 대사를 최대한 줄이고 대부분이 노래로 진행되는 '송 쓰루(Song-Through) '방식으로 제작됐다는 점이다. 대사와 같은 드라마적인 요소 대신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전체 공연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총 30개의 곡으로 구성됐다. 이는 뮤지컬 경험이 풍부한 이해관 음악 감독의 고심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이해관 감독은 이날 "창작 뮤지컬 작업을 하면서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음악을 어떻게 들어주실까, 어떻게 하면 진부하게 듣지 않을까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창작 뮤지컬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내 머리 속에서만 있던 멜로디가 배우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재탄생한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처음 선보인 곡은 천족의 염원과 소망이 담긴 곡 '천명'이었다. 노래와 함께 천제단에서의 의식 행사가 거행됐다. 달꽃 무리, 소익, 우여랑 등 중심 인물과 천족들의 전체 앙상블이 돋보여 웅장함과 경건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미스터 온조'의 특이한 점은 빛의 신과 어둠의 신이 전지적 시점으로 뮤지컬의 흐름을 관객에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각각 빛의 신과 어둠의 신을 맡은 임재청과 이상현은 테마곡 '그대 그 가슴 여전히 뛰고 있는지'를 교차로 부르며 주인공 온조와 달꽃무리의 운명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을 암시했다. 신 역에 걸맞는 두 사람의 거대한 체구와 풍성한 성량은 좌중을 압도했다.

또한 주인공 온조 역을 맡은 홍경민은 온조의 테마곡 '드림(dream)'을 열창했다. 그는 강한 왕이 되길 강요하는 어머니 소서노와의 갈등, 조합과 상생으로 제국을 세우고픈 온조의 마음을 표현했다. 홍경민의 노래에 맞춰 남성 댄서가 독무를 선보여 온조의 내면의 고독을 더욱 극적으로 그려냈다.

온조의 상대역, 달꽃무리를 맡은 박세미는 홍경민과 함께 러브테마곡 '레드 키스(Red Kiss)'를 불렀다. 두 사람은 정해진 운명 앞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두 손을 맞잡으며 표현했다.

한편 '미스터 온조'는 무엇보다 음악에 큰 비중을 둔 반면, 무대 세트는 대체로 허술한 느낌이었다. 밧줄이 엉켜있는 철재 구조물, 주술적 느낌을 살린 거대한 나무가 무대 장치의 전부였다. 특히 무대 반 이상을 차지하는 철재 구조물은 전혀 시대적 느낌을 담지 못했다.
이날 안무를 맡은 김성일 감독은 "'미스터 온조'는 결코 한 번만 하고 끝날 공연이 아니다. 음악, 안무, 무대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의 말대로 공연의 부족한 점을 개선해나간다면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바탕으로 관객에게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다가갈 것이다.

2천년 전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미스터 온조',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한계를 딛고 흥행성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을지 기대된다.

지난 26일 막을 올린 '미스터 온조'는 가수 홍경민, 박세미, 뮤지컬 배우 김민철, 민후, 박소연 등이 출연하며 오는 9월 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뮤지컬 '미스터 온조'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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