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한 골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참 다양하다. K리그 역사에 남을 골을 터뜨린 골키퍼 권정혁(인천유나이티드)의 얘기다.
권정혁은 지난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39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권정혁은 자기 진영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상대방 진영을 향해 길게 찼고 그대로 제주 골키퍼 박준혁의 키를 넘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필드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인 권정혁의 골 소식으로 화제가 된 가운데 여러 의미 있는 기록들이 더해져 득점에 대한 가치가 더 올라가게 됐다.
우선 이 골은 권정혁의 프로 데뷔골이다. 포지션이 골키퍼라 득점과 인연이 없던 권정혁은 이날 골로 K리그 통산 4번째 골키퍼 득점자가 됐다. 역대 골키퍼 득점자로는 김병지 3골(1998년, 2000년)와 이용발(2000년), 서동명(2000년)이 있다. 골키퍼 득점으로는 6번째다.
권정혁의 골이 특별한 이유는 30년이 넘는 K리그 역사상 첫 골키퍼의 인필드 골이기 때문이다. 이전 김병지와 이용발, 서동명은 모두 세트피스나 페널티킥 등 멈춰진 상황에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반면 권정혁은 경기가 계속 이어지는 도중에 골키퍼의 발로 만들어낸 골이라 최초라는 타이틀 아래 더욱 진기하다.
또한 권정혁의 골은 K리그 통산 최장거리 득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측정 결과 85m를 날아가 골로 연결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난 2005년 도화성의 65m골보다 20m 더 긴, 최장거리 골로 기록됐다.
더불어 권정혁의 골은 인천 구단 통산 400번째 득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전에서 나온 권정혁의 골은 구단 400번째 골이다"며 "2004년 K리그에 합류한 이후 총 354경기 만에 400번째 득점이 나왔다"고 전했다.
K리그에 역사에 길이 남을 득점에 성공한 권정혁은 "골을 넣으려고 공을 찬 게 아닌데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며 "그냥 한 골이 아닌 여러 가지 의미를 얻게 돼서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다"고 웃어보였다.
▲숫자로 본 권정혁 골키퍼의 골
1 - K리그 최초 GK 인필드 골, 권정혁 프로 데뷔골
4 - K리그 통산 4번째 골키퍼 득점자
6 - K리그 통산 골키퍼 득점
85 - K리그 통산 최장거리 골 85m
400 - 인천 유나이티드 통산 400번째 골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권정혁 ⓒ 인천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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