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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의 프로존] 비치발리볼 여신들의 황홀한 자태

기사입력 2013.07.19 12:34 / 기사수정 2013.11.10 15:00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부산, 조용운 기자] 작열하는 태양, 뙤약볕을 모두 흡수한 모래사장, 그 위를 때려대는 스파이크. 해외 유명한 해변에서나 볼 법한 백사장의 풍경이 부산 해운대를 수놓았다. 3일간의 열전 2013 MINI 세계여자비치발리볼 코리아투어 해운대를 뒤돌아본다.

눈요기와 스포츠의 결합

"남성들에게는 시각적으로 좋은 스포츠로만 여겨지지 않느냐"는 한유미의 말처럼 국내에서 비치발리볼을 대하는 시선은 조금은 왜곡돼 있다. 운동으로 다져진 늘씬한 몸매, 노출이 수반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보고 있자면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르게 된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성별이 남성인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들의 카메라에서 연신 터지는 셔터 소리는 타종목과 차이점이자 비치발리볼만이 주는 소박한 재미다.

그것도 잠시, 해운대에 등장한 비치발리볼 여신들을 감상하기 위해 자리를 잡은 이들은 이내 비치발리볼이 단순한 눈요기감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급박하게 오가는 랠리와 강타와 연타의 조화, 또 공을 받기 위해 모래 코트에 몸을 날리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확실한 스포츠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생소하게 바라만 보던 관중들은 서서히 비치발리볼에 빠져들었고 대회 이틀째에는 이른 오전부터 관중석을 채웠다. 매력적인 카드가 아닌 비치발리볼이었지만 어느새 한국 경기가 아니어도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인산인해로 변했다. 선수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에 덩달아 환호한 관중들은 비치발리볼의 매력에 푹 빠져 탄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비치발리볼 여신들의 황홀 자태

9개국 10개 팀 총 20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코리아투어 해운대. 모두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갖췄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는 얼짱 스타는 있기 마련이다. 해운대 대회의 최고 여신은 단연 네덜란드의 로라 블룸이었다. 최고의 비주얼 스타로 떠오른 블룸은 서양 특유의 도발적인 몸매에 동양적인 마스크를 지녀 귀여운 매력까지 뽐냈다.

신장 174cm로 비치발리볼 선수라기엔 다소 작은 체형이지만 탄력적인 몸매를 앞세워 모래를 딛고 점프해 때리는 스파이크는 인상적이다. 출중한 실력에 여신급 미모를 겸비한 블룸을 쉽게 보내주지 않는 것이 관중의 미덕이었고 그녀는 이러한 모습에 "내 외모를 그렇게까지 좋게 봐주셔서 고맙고 감사하다. 영광스럽다"고 웃어 보였다.

블룸의 이력은 독특하다. 3위를 차지할 만큼 좋은 기량을 지녔지만 그녀의 본업은 학생이었다. 백의의 천사를 꿈꾸는 의학도인 블룸은 "여름에만 시즌에 참가한다. 평소에는 공부에 집중하고 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시작한다"고 말해 성공적인 이중생활을 보여줬다.

캐나다의 빅토리아 코울리도 눈길을 사로잡은 여신 중 한 명이다. 코울리는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최단신이지만 모델 못지않은 외모로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의 텔르 헌커스, 한유미를 비롯한 4명의 한국 선수들도 여신 자태를 뽐낸 해운대의 스타였다.



한국 비치발리볼의 한계와 희망

코리아투어 해운대 최종 우승은 체코였다. 체코는 조별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한 번을 패하지 않고 6전 전승으로 8천달러(약 9백만 원)의 우승상금을 손에 넣었다. 반면 두 팀이 출전한 한국은 예선에서 전패로 탈락했다. 한국A·B팀의 성적을 합하면 8전 8패였다. 개최국으로 아쉬운 결과였다. 하지만 이미 예견됐었던 성적표이기도 하다.

한국비치발리볼연맹은 내년 인천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을 대비해 전 배구 국가대표 출신의 한유미를 이번 대회에 출전시켰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한국 비치발리볼의 현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다. 국내에는 전문적인 비치발리볼 선수가 없다. 이번에 출전한 한유미를 비롯해 최단아, 김지희, 이선화 모두 본업은 배구선수다. 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불러모아 팀을 만든 셈이다. 두 명의 호흡이 중요한 비치발리볼인데 급조된 팀의 호흡이 좋을 리 없다. 

답답하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최단아는 "후원이 필요하다. 안 그래도 전문적인 비치발리볼 선수가 없는데 후원도 없다"며 "안 된다고, 못 한다고만 하시는데 여건 부족은 생각하지도 않으신다. 지원이 있어야 선수도 성장하고 성적이 나온다"고 아쉬워했다. 이선화는 "우리는 인도어(Indoor) 선수들이다. 대회가 있으면 키 크고 경험있는 선수들을 불러 팀을 급조하는데 사실 인도어 훈련 따로, 비치 훈련 따로다"라며 부족한 여건을 꼬집었다.

그래도 건성건성 할 생각은 없다. 곧이어 거제도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이선화는 "앞으로 투어가 더 있는데 조금만 더 하면 등수에 들 수 있을 것 같다.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비치발리볼 해운대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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