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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 ‘선덕여왕’은 잊어라…‘칼과 꽃’서 명예회복 나선다

기사입력 2013.07.03 16:12 / 기사수정 2013.07.03 16:12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배우 엄태웅이 지난해 드라마 ‘적도의 남자’를 통해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던 김용수PD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다. 이번엔 사극이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칼과 꽃’에서 엄태웅은 연개소문(최민수)과 노비 사이에서 태어난 왕궁 호의무사 연충을 연기한다.

2009년 엄태웅은 드라마 ‘선덕여왕’을 통해 처음 사극 장르에 도전했다. 연기력으로 인정받아 단역에서부터 주연 자리까지 꿰찬 그에게도 사극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연기력 논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첫 방송에 앞서 지난 1일 서울 63빌딩에서 진행된 ‘칼과 꽃’ 제작발표회에서 엄태웅은 “‘선덕여왕’ 때 연기력 논란이 나에게 약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덕여왕’ 때를 생각해 보면 ‘어떻게 되겠지’ 했던 것 같다. 내가 지금 봐도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더라. 사극에 대한 부담감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약이 된 일이었다”고 이번 작품에 임하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엄태웅은 "촬영 당시 너무 힘들었다. 사극이 너무 힘든 걸 알고 ‘다시는 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또 하게 되더라. 남자 배우가 연기를 오래 하려면 사극을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덧붙여 전했다.

엄태웅과 김용수 PD의 두 번째 호흡도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엄태웅과 김 PD 사이에는 단단한 신뢰가 쌓여있었다. 먼저 김PD는 엄태웅을 “50대 이하 배우들 중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극찬했다.

김용수 PD는 “연출자의 경우 연출 플랜을 보강해주는 배우들을 만났을 때 감사한다. 엄태웅은 또래 연기자 중 최고의 연기 실력을 가졌다. 폭발력 있는 연기가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가더라. 50세 이하 연기자 중 최고다”라고 말했다.

엄태웅은 김PD를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 보다 더 잘해 보기에 만들어 준다”고 표현했다. 물리학을 전공한 김PD의 대본을 엿보면, 콘티 여백에 자잘한 것들이 빼곡이 적혀있다고. 그는 “이미 머릿속에 장면에 대한 콘티가 그려져 있는 김PD의 촬영 스타일이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해달라는 대로만 해주면 된다. 또 (촬영이) 잘 안됐을 때는 다른 방법이 있다. 첫 번째 작품 끝날 때쯤에는 뭘 하려는지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며 “이대로만 딱 해 식이 아닌, 배우가 굉장히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는다”고 답했다.

'칼과 꽃'은 고구려 영류왕의 딸 무영(김옥빈)이 아버지를 죽인 연개소문의 서자 연충(엄태웅)과 사랑에 빠진 뒤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의 무협 첩보 멜로드라마다. 극의 한 축이 멜로라면 또 다른 축은 사나이들의 카리스마 대결이다.

엄태웅은 중년 카리스마 배우 김영철과 최민수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내야 한다. 특히 연충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미움이 큰 인물. 이에 대해 엄태웅은 “최민수가 처음 ‘칼과 꽃’에 출연 한다고 했을 때 말할 수 없는 중압감을 느꼈다. 최민수에 카리스마로 이겨보겠다는 마음은 없다. 그런 마음을 먹은 순간 나는 한 방에 나가떨어질 것 같다”며 “연기 대결이라기보다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호흡을 맞추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다양한 현대극을 통해 '엄포스', '동공 연기' 등의 극찬을 받아온 엄태웅에게 ‘칼과 꽃’은 다시 연기력 논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는 도전과도 같다. 그는 ‘선덕여왕’에서 얻은 ‘사극’ 연기력 논란이라는 불명예를 ‘칼과 꽃’을 통해 확실하게 날려 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밤 10시 첫 방송.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칼과 꽃' 엄태웅 ⓒ 엑스포츠뉴스DB, 칼과꽃문화산업전문회사]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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