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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P] '프로선수 단 한 명'…타히티의 월드컵 리허설

기사입력 2013.06.04 12:51 / 기사수정 2013.06.04 12:51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의 리허설 무대로 통하는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등을 비롯해 각 대륙 챔피언들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한다. 대륙별 상위 대표팀들이 모여 서로의 스타일과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내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세계축구의 경향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 대회 참가팀 중에 낯선 이름의 나라가 있다. 축구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하는 나라다. 바로 타히티가 주인공이다. 타히티는 남태평양 뉴질랜드 인근에 위치한 섬나라. 북중미의 지진 피해 국가인 아이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타히티는 지난 해 오세아니아 네이션스컵 우승팀 자격으로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권을 따냈다.

타히티의 축구 관련 인프라 및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특히 타히티 대표팀에는 프로선수가 단 한 명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가 아마추어 선수다. 비치사커, 자국 아마추어 리그 출신들로 국제적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또 타히티는 소규모 축구협회로 추진된 친선경기 상대가 근처 섬나라들로 제한된다. 타히티는 축구협회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다른 대륙팀과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그나마 최근의 경험이라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이 2009년 열린 U-20 FIFA 월드컵에 나선 것이 전부다.

타히티 대표팀의 유일한 프로선수는 마라마 바이루아다. 그는 여느 대표팀 공격수 부럽지 않은 경력을 자랑한다. 이민자 출신에 대해 너그러운 프랑스 21세 이하 대표팀에도 활약한 바 있다. 프로팀으로는 프랑스 리그앙(1부리그) 낭트, 니스, 로리앙, 모나코 등을 거쳤다. 현재는 그리스의 명문클럽 파나티나이코스에서 임대 생활 중이다.

바이루아는 올해의 오세아니아 선수에도 선정된 바 있다. 호주 출신으로 유럽 정상급 클럽에서 활약했던 해리 큐얼, 마크 비두카 등이 득세했던 2000년대 있었던 일이라 바이루아의 수상은 더욱 값지고 의미도 크다.

경쟁력을 갖춘 바이루아를 제외하면 나머지 타히티 대표팀 선수들은 초라해 보인다. 이들은 농부, 어부, 관광가이드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열정은 심상치 않다. 타히티 대표팀의 골키퍼 미카엘 로슈는 FIFA 공식홈페이지에 소개된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은 우리를 비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마추어로서 스페인, 나이지리아, 우루과이와 같은 강팀과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기회가 생겨 뿌듯하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타히티의 전체적인 전술은 비치사커 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윙어로 오르내리고, 최전방에 포진한 바이루아에게 볼을 몰아주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미드필드에서 오밀조밀한 조직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사실상 이를 포기하고 수비에 전념하는 전형적인 약팀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이 때문인지 타히티가 이번 대회서 이변이나 파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는 시선은 거의 없다. 그러나 축구를 향한 순수한 열정은 다른 대표팀과 견줘 떨어지지 않는다.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온 2013 컨페더레이션스커비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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