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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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 모창 프로그램의 신선한 반란

기사입력 2013.05.20 08:12 / 기사수정 2013.05.20 08:12

김승현 기자


▲ 히든싱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히든싱어'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18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 이문세 편이 시청률 4.4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종편 채널의 킬러 콘텐츠임을 입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이날 방송된 종합편성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12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박정현, 김경호 편의 인기에 힘입어 정규 편성된 '히든싱어'는 어느덧 지상파 프로그램의 대항마로 성장했다. 프로그램의 주요 키워드는 '모창'이다. 출연 가수와 5명의 모창자가 블라인드 뒤에서 한 소절씩 노래를 불러 진짜 가수를 가려내는 포맷이다.

모창이라는 소재는 프로그램 기획에서 '팔도모창대회' 식의 단발성 이벤트 정도에만 사용됐다. 하지만 '히든싱어' 제작진은 기존의 틀을 깨고 모창으로 진지한 연출을 하고 있다. 본래 개인기 내지 웃음을 주는 요소 정도로 여겨져 온 모창에 대한 선입견을 깬 것이다.

모창자들의 노래에는 코믹적인 요소는 배제된다.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려야 하고 프로 가수들의 발성과 호흡 등을 철저히 연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창자들을 선정해 트레이닝이 실시되는 이유다.

출연 가수들은 스튜디오에 기세등등하게 등장한다. 당연히 1위는 자신의 것이고, 모창을 해봤자 얼마나 따라 하겠느냐는 자신감이 묻어있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그들의 표정은 일그러진다. 이 장면은 앞으로 벌어질 반전의 복선인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포인트다.

모창자들이 단순히 노래만 잘 따라 하고 그 안에 알맹이가 없다면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모창자들에게는 각자 출연 배경이 있고 여기에 가수들과의 스토리가 얽혀 있어 진중함을 주고 있다. 단순 가수의 팬에서 벗어나 가수와 가수가 부른 노래가 자신의 삶에 어떠한 영감과 동기 부여를 줬는지 진지하게 풀어낸다. '히든'이었던 모창자들은 사연을 자연스럽게 폭로하면서 격려를 받는다. 그들의 노래에도 가수 못지않은 감정이 실려 있어 100명의 투표자를 미궁으로 빠지게 한다.

'히든싱어'는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등의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순위를 가려내는 경연 형식이고 출연 가수들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재조명되는 것이 공통점이다. 다만 이러한 기존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보다 규모도 작고 화려한 영상미도 덜하다. 하지만 편곡이 없는 것이 오히려 하나의 장점이다. 가사에 몰입할 수 있고 감각적 심상을 발휘할 수 있다. '여백의 미',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는 표현을 잘 구현하고 있다.

더불어 출연 가수들이 시청자들에게 헌정 공연을 선사한다. 표면은 경쟁이지만 본질은 명곡의 재조명과 노래를 통한 진심 전달이다. 그렇기에 출연 가수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무대에 충실할 수 있다.

'히든싱어'는 예능이다. 다소 진지한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에서 MC 전현무는 적절히 고춧가루를 뿌리며 웃음도 잡고 있다. 전현무의 밉상 멘트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다. '히든싱어'는 경연과 사연, 재미를 적절히 버무리며 오늘도 순항하고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히든싱어 이문세 ⓒ JTBC]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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