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독창성이 돋보이는 저예산 영화가 가뭄 중인 한국 영화계에 탁월한 영상 감각을 지닌 신예 감독이 등장했다. 32세의 젊은 여성 연출가인 강진아는 자신 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구축된 영화인 '환상 속의 그대'를 들고 나타났다.
강진아 감독은 6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 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환상 속의 그대' 언론 시사회 및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흰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와 핫팬츠 차림으로 등장한 그의 미모는 여배우 못지않았다.
빼어난 외모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강진아 감독은 청순한 외모와는 상반되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자신의 영화 세계에 대해 설명했다. '환상 속의 그대'는 지난 2009년 강진아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 '백년해로외전'을 장편으로 완성시킨 작품이다.
당시 강진아 감독은 영화평론가 및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당시 영화에 대한 평도 좋았고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주제가 잘못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아쉬움 때문에 정면 돌파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한 뒤, "3년 동안 이 영화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한 여자의 3년이 모두 투자된 영화다"라고 덧붙었다.
지난 2008년 단편 영화 '네 쌍둥이의 자살'로 데뷔한 그는 그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한 '환상 속의 그대'의 모태가 됐던 작품인'백년해로외전'으로 제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다.
강진아 감독은 단편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실험적인 작품을 시도했다. 이러한 내공은 첫 번째 장편 영화인 '환상 속의 그대'로 이어졌다. 이 영화는 지난 3일 폐막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예매 32초 만에 티켓이 모두 매진되는 관심을 받았다.
전주에서 영화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은 '환상 속의 그대'는 마침내 개봉날짜까지 잡았다. 강진아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했을 때도 그랬고 편집을 할 때도 이 영화가 완성될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게 됐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고생해서 찍은 작품인 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환상 속의 그대'는 혁근(이희준 분)과 차경(한예리 분) 그리고 기옥(이영진 분) 세 남녀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연인이었던 혁근과 차경은 더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차경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닥치면서 혁근의 인생은 한순간에 뒤바뀐다. 차경을 잊지 못하는 혁근은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며 고립된 삶을 살아간다.
이런 상황에서 차경의 절친한 친구였던 기옥이 혁근에게 접근한다. 현실과 환상, 그리고 자아의 존재와 붕괴는 등장인물을 통해 극명하게 나타난다. 강진아 감독은 돌고래가 등장하는 수중 촬영을 통해 혁근과 기옥의 환상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노 개런티로 출연한 세 남녀 배우의 열연도 돋보인다. 16일 개봉 예정.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강진아, 환상 속의 그대 출연진 (C)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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