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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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트 앤 본', 육체와 정신이 부조화된 '사랑'의 아픔

기사입력 2013.04.22 17:53 / 기사수정 2013.04.22 17: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진정한 사랑이 완성되려면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정신적인 호감과 애정이 필요하고 또 하나는 육체적인 결합이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러스트 앤 본’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해나가는 영화다. 정신적인 교감은 있지만 육체적인 관계가 없을 때는 흔히 말하는 '플라토닉 러브'가 된다. 이런 경우는 남녀가 아주 친한 친구로 지낼 수는 있지만 연인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리고 정신적인 애정이 없는 상태에서 육체적인 욕망만 넘쳐난다면 그 역시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다. '러스트 앤 본'의 두 주인공인 알리(마티아스 쇼에나에츠)와 스테파니(마리옹 꼬띠아르)는 이러한 시련을 극복하고 진정한 사랑에 한걸음씩 다가선다.

삼류 격투기 선수인 알리는 가족 없이 매일 본능에 충실한 삶만 영위한다. 하지만 그의 앞에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들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나이트클럽 경호원으로 일하던 그는 싸움에 휘말린 스테파니를 도와준다. 이것을 인연으로 두 사람은 연락처를 주고받는다.

범고래 조련사인 스테파니는 매력적인 여성으로 남성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때 희열을 느낀다. 언제나 자신감 넘치고 도도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범고래 쇼 도중 뜻밖의 사고로 두 다리를 모두 잃는다.

한동안 스테파니는 삶을 포기하고 자살할 마음까지 먹는다. 그러나 그녀의 앞에 알리가 나타나면서 '한줄기 빛'을 만난다. 알리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한 스테파니는 점점 세상 속에 다시 스며든다. 두 사람을 서로를 도우면서 정신적으로 깊은 교감을 나눈다.

그러나 육체적으로 이들의 결합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알리는 정신적으로 스테파니를 사랑하지만 육체적인 욕구에 시달릴 때는 파트너를 찾아간다. 이러한 알리의 모습에 실망을 느낀 스테파니는 또다시 좌절감에 빠진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료하면서 이런 문제도 극복해나간다.

지난해 완성된 이 영화는 제65회 칸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출품됐다. 비록 작품상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에게 돌아갔지만 '러스트 앤 본'도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특히 두 다리를 잃은 스테파니를 연기하는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는 완벽하다. 그녀는 지난 2008년 프랑스의 국민가수였던 에디뜨 피아프의 인생을 다룬 '라비앙 로즈'로 그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출신 여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시몬느 시뇨레 이후 두 번째였다.

'러스트 앤 본'의 감독인 자크 오디아르는 "마리옹 이외에 스테파니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꼬띠아르의 연기에 극찬을 보냈다. 꼬띠아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배트맨을 위기에 몰아넣는 팜므파탈 캐릭터를 연기했다.

격렬한 격투 액션부터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소화한 쇼에나에츠의 연기도 일품이다. 2009년 '예언자'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3년 만에 발표한 '러스트 앤 본'은 예술영화로는 많은 제작비인 220억 원이 투자된 영화다. 벨기에, 프랑스 합작영화, 런닝타임 120분, 5월2일 개봉 예정.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러스트 앤 본 영화포스터, 스틸컷 (C) 그린나래 미디어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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