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까칠한 스승과 문제아인 제자의 이야기, 흔하디흔한 소재다. 여기에 한국 영화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조폭'들이 등장한다. 관객들이 식상할 수 있는 소재가 담겼지만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또한 길게만 느껴졌던 2시간도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윤종찬 감독의 '파파로티'의 장점은 모든 관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 한국 관객들이 선호하는 자연스러운 유머와 익살맞은 캐릭터, 여기에 눈물을 짜내는 감동도 들어있다.
음악에 열정을 잃어버린 음악 교사 '상진'(한석규 분)은 경남 김해시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열정이 사라졌기 때문에 음악에 재능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그만 둬라'는 말을 서슴없이 던진다. 수업도 대충하고 넘기는 식이다. 이러한 그의 앞에 조폭 출신인 '장호'(이제훈 분)가 나타난다.
성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조폭의 세계'에 빠져있다. 낮에는 평범한 학생은 장호는 밤에는 유흥업소에서 조폭 일을 돕고 있다. 상진은 조폭은 자신의 제자로 둘 수 없다며 장호를 외면한다. 그러나 장호는 ‘정말 노래가 하고 싶다’며 상진에게 다가서고 두 사람은 조금씩 마음을 연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끊임없이 변주된 '사제지간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남자들의 뜨거운 우정'이 '파파로티'의 주된 테마다. 소재와 내용은 다소 고리타분하지만 극의 구성이 탄탄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인상적이다.
90년대 후반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로 '국민배우'의 반열에 올랐던 한석규는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그가 연기한 상진은 까칠하고 흥분을 잘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타인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욕설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조폭계의 기대주'인 장호를 제대로 다룰 수 있었던 교사는 상진 밖에 없었다. 티격태격하던 상진과 장호는 세상에 둘도 없는 사제지간이 된다. 두 사람의 갈등과 화해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진행된다. 한석규의 히스테릭한 연기는 생동감이 넘친다. 또한 이제훈의 연기도 한석규의 그늘에 밀리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다.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감초 배우인 오달수 연기도 '파파로티'의 볼거리다. 양념 같은 유머와 절제된 감동도 이 영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종찬 감독은 "이 영화의 장점은 약간의 유머와 주된 소재인 음악 그리고 경쾌함을 내세울 수 있다. 2시간동안 좋은 노래도 들을 수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성수기가 아닌 현재 한국 영화는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같은 흥행작을 배출했다.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고르게 갖추고 있는 '파파로티'가 한국영화의 흥행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사진 = 조진웅, 한석규, 오달수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