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공항, 스포츠부 조용운 기자] 참 오래도 걸렸다. 가볍게 했던 행동 한 번으로 동메달이 주인을 찾기까지 6개월이 소비됐다. 그래도 해법은 진심 밖에 없었다.
'독립투사' 박종우(부산)가 마침내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종우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집행위원회에 출석해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8월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일본에 승리한 후 박종우는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던 혐의로 지금까지 동메달이 보류됐다.
6개월이 흐르고 나서야 당시 행동에 정치적인 의도가 없음을 IOC가 인정하면서 마침내 박종우는 명실공히 올림픽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박종우는 동메달을 되찾기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진심을 전하려 노력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당시 상황을 전달하려 애썼다.
박종우는 자신의 행동을 부인하지 않고 인정하기 위해 동메달 시상대에 올라가지 않았고 귀국해서도 해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자필 경위서를 요구하자 성심성의껏 응하기까지 했다.
징계위가 열린 이날도 박종우는 직접 스위스로 날아가 자신의 행동을 설명했다. 동메달을 되찾아 온 박종우는 "징계위에 진심으로 임했다.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진심이 통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IOC 위원들의 마음을 돌린 결정적인 장면도 박종우의 진심이 담겨있었다.
당시 3-4위전이 끝나고 박종우는 일본 오츠 유키를 위로했다. 이를 본 징계위는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가 우발적이었음을 인정했다. 박종우의 진심은 동료의 슬픔을 달래려는 마음에 있음을 파악한 것이다.
한편,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도 진심을 다해 박종우의 동메달 되찾기에 힘을 보탰다.
박종우와 함께 징계위에 참석했던 국제변호사 제프리 존스는 "박용성 회장이 뒤에서 큰 움직임을 보여줬다. 징계위에 참석하지 않는 IOC 위원들까지 찾아가서 박종우의 진심을 전하려 노력했다"며 "박용성 회장은 태권도와 박종우를 모두 살렸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진 = 박종우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